현대시/한국시

(한국 현대시) 문정희 시인의 치마와 임보 시인의 팬티를 읽고 / 정성수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18. 1. 12. 00:19

** 밝은 하늘 **

아래의 시들은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문정희 시인의 시 <치마>와 임보 시인의 시 <팬티>를 시인들이 읽고 리플라이(응답)형식으로 쓴 시들인데, 이 글은 다음인가 어디에선가 읽고서 파일로 스크랩 해두었던 것을 아래에 옮기놓는다.


<시> 문정희 시인의 치마와 임보 시인의 팬티를 읽고 / 정성수 시인

출처: http://blog.daum.net/dongsan50/16913878

 

출처: http://soam-soam.blogspot.kr/2015/09/blog-post_35.html

인간의 3 욕망은 무엇인가?
식욕, 성욕, 수면욕이다.
이는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것이다.
그러나 식욕, 수면욕은 당연시하면서 성욕에는 태클을 많이 거는 것일까?
당연시한다는 것은 스스럼없이 그에 대하여 드러낸다는 뜻이다.
태클을 건다는 것은 뭔가 금기시하며 자유롭게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라고 그러한 문화에서 벗어났거나 자유롭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보수적인 성향이랄까?
그런데.

치마 /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대리석 기둥으로 받쳐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를 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힘은 벗었을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 [치마] 전문


이런 시가 있어?
이유는 둘이다.
치마 속을 너무 신비하게 그렸다는 것이다.
속이 신비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마치 잘난 사람이 자기자랑 늘어놓는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신비하면 뭐할까.
어차피 들여다 보이고 나면 끝인 것을.
시에 대한 폄하가 아니다.
 좋은 노래가 상대방의 입에서 나와더라면  좋았겠다는 얘기다.
시인의 다른 시를 볼까?


/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文字}
""

동그란 해로 위에 있고
동그란 달로 아래 있는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지평선과 함께 있는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

 

                    - [] 전문 -

 

 

히야~~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시인가.

시가 언어의 유희라면 시인은 유희의 끝을 달리고 있다는 기분이다.

시가 오르가즘이라면 시인은 클라이막스에서 한없이 질주하고 있단 느낌이다.

그런데, '동그란 해로 위에 있고' '동그란  해로 너위에 있고' 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시인이 여성임을 감안하였을 , 뭔가 자연의 섭리에 맞지 않는 같지 않은가?( 말이 이렇게 복잡해?)

그렇다.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하지 못하는 순리라는 있다.

여자와 남자의 역할이나 모양새가 순리에 맞아야 보기 좋다.

또한 자기 자랑을 좋게 보지 못하는 것은 순리라기 보다는 인지상정이다.

그리하여

 

 

팬티 / 임보

 

    문정희의 [치마] 읽고서....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들처럼

주변을 맴돌며 한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붙들리면

옷이 벗겨진 무릎이 꿇려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하던가!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보라

소중한 열쇠를 잃어버릴까

단단히 감싸고 있는 탱탱한

남자들의 팬티를!

 

                      - [팬티] 전문 -

 

 

그러한가?

역시 읽다보니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

맞는 말인데도 말이다.

그냥 웃어 넘길 있는 해학의 시를 두고 너무 따지고 있나?

그렇다면  옛날 주고 받은 시를 볼까나?

 

 

살송곳 / 정철 (鄭澈)

 

() 옥이라 하니

진옥(眞玉)일까 번옥(燔玉)일까

나에게 살송곳이 있으니

뚫어볼까 하노라.

 

               - [살송곳] 전문 -

 

 

아하, 때는 송곳이라고 했구나.

침이나 주사가 아니었군.

하여간, 그러니까 답이 왔다.

 

 

살풀무 / 진옥 (眞玉)

 

() 철이라 하니

정철(正鐵)일까 번철(燔鐵)일까

나에게 살풀무가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

          - [
살풀무]전문 -


서로의 이름으로 마음을 주고 받는 시는 이리 정겨울까?
그렇다.
자기 자랑이나 상대에 대한 거부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위의 "' 해와 달처럼.
반응에 순응했던 것이다.
여기에서 밀당이니 뭐니 하는 욕구 외적인 토는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그런데다음의 시들은 무엇인가?


옳거니 / 정성수

     문정희 시인의 [치마] 임보 시인의 [팬티] 읽고....


치마를 올릴 것인지? 바지를 내릴 것인지?
이것이 문제로다
그렇다
세상의 빨랫줄에서 바람에게 부대끼며 마라가는 또한
삼각 아니면 사각이다

삼각 속에는 *대리석 기둥으로 받쳐 신전이 있고
사각 속에는 *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가 있다고
문정희와 임보가 음풍농월을 주거니 받거니
진검승부를 펼친다

옳거니
방패 없는 창이 어디 있고
없는 방패가 무슨 소용이리

치마와 바지가 만나 밤은 뜨겁고 세상은 환한 것을.

* 문정희와 임보 시에서 차용

                        - [옳거니] 전문 -


그렇다.
세상엔 하나로 있다.
치마를 올려도 바지를 내리지 않거나 바지를 내려도 치마를 올리지 않는 것보다 성질 뻗치고 답답한 것도 없다.
어느 것도 홀로 잘난 없다는 거다.
사이좋게 지내야 보기도 좋고 살기도 좋은 것이다.
저렇게 좋은 말로 서로 안을 있도록 다리를 놓아야 술이 석잔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치마와 팬티 / 이수종

    문정희 시인의 [치마] 임보 시인의 [팬티] 읽다가....


치마 신전에는 치마를 가리고
숨겨주는 창이 있다
바람을 빨아들이는 들창 주위를 서성거리며
은밀히 숨겨진 비밀을 열고 싶어
사내들은 신전가는 길목에서
치마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영역싸움을 벌인다

거기서 이기면 되는가
그건 일차 관문에 지나지 않는
창들끼리의 다툼일
방패를 뚫고 침입하는
선택받은 승자의 개선을 위해서는
목숨을 한판 승부가 남아 있다
사내의 완력만으로는 성문을 없다

 열려라 참깨하고
주문을 외우며
사내들은 치마 앞에서
치마성의 주인과 내통하는
카드 비밀번호를 맞춰 보아야 한다
성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는 구도자의 인내도 필요하고
계관시인의 음유도 필요하고
백기사의 용맹도 있어야 되지만
하나 안들이고 성문을 열고 맞아들이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더러는 있어
치마 앞에서 여간 근신하며 공을 드려야 하는게 아니다

그래서
치마는 한번 열렸다 닫히고
이상 끄떡도 하지 않은
폐쇄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다
창은 방패를 이길 없고
방패는 창을 이길 없다는 말이다.
힘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 [치마와 팬티] 전문 -


아니, 분은 누구시길래 심판을 보시나? (농담....)
이제 하늘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 땅으로 내려왔다.
현실적으로 보자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뭔가 찜찜하다.
맞다.
한쪽만 보고 한쪽 얘기만 하다가 서둘러 악수를 시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각자 고심해야할 부분이다.
그러다가 아주 고약하고 잔땀나는 얘기를 들었다.


신전(神殿) / 몽불랑, 이석희

    치마와 팬티를 읽고....

너무 늙어버린 신도에게는
경배하는 마음조차 사라졌는가
옷이 벗겨진 무릎을 꿇려도
참배를 갈망하던 신도였건만

신전 주위를 맴돌긴 해도
신의 눈에 띌새라 겁먹었는가
참배객의 발길 끊겨 닫힌 신전은
너머 성황당처럼 적막하구나.

               - [신전] 전문 -


그러게. 있을 하시지....
아직 가지 않은 길이라서 무슨 위로의 말을 해야 모르겠다.
, 이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어느 한쪽이기 때문이다.
항상 쪽만 생각하다가 반대되는 쪽의 얘기를 들으니 보는 마음도 암울하다.
이는 양쪽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 일인가.
그러니 서로 자랑하고 숨길 아니라 아껴주고 아낌없이 내어줄 일이다.


*******************


시들을 읽으니 시인들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들판이 느껴진다.
같이 어울려 뛰놀고 싶어도 어울릴 없는 소외감도 나뿐만은 아니리라.
그래서 들판에 팔매질을 보았다.
맞고 아프라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샘하는 마음이다.
올라가지 못하는 위에 있는 것들에 대한 질투다.
하지만 격이 다르기 때문에 팔매질한 글을 여기에 수는 없어서
다른 꼭지http://blog.daum.net/notsunzah/16865799 )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