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작문

(작문) 가을바람의 꽃 타령

밝은하늘孤舟獨釣 2019. 10. 10. 10:44


191009-가을바람의 꽃 타령.hwp


191009-가을바람의 꽃 타령.pdf



가을바람의 꽃 타령


2019년 10월9일 수요일

밝은 하늘 和光同塵

 

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 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 게요, ~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위 노래는 올 여름 7월부터 지금까지 틈나는 대로 불러보는 노래입니다. 처음부터 외우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찬바람 불고 낙엽 뒹구는 10월인데도 완벽하지 못해, 기억이 다 날 때도 있지만, 가끔 가사가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습니다. 나이를 탓해야할지 노력부족을 탓해야할지... 어쩌면 그 어떤 것도 탓할 필요가 없을 지도...

  

얼마 전 텃밭 귀퉁이에 달맞이꽃이 아침저녁으로 농염한 자태를 수줍게 드리웠고, 부추들은 자기들이 무슨 별나라에서 온 듯 은은한 별들을 자랑하며 뽐내곤 했습니다. 요즘은 울릉도나물이 한창 단아한 흰 노랑 물감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울릉도나물에 흰 물감이 등장하자 주변 식물의 꽃이려니 했는데, 유심히 줄기를 살피니, 울릉도나물에 달린 꽃이었고, 나태주 시인의 <풀꽃1>을 떠오르더군요.






한 해 우리 주변에 핀 꽃들을 회상하니, 개나리와 진달래는 봄에, 능소화와 어성초와 둥근잎 유홍초는 여름에, 도라지는 초가을에,

팔꽃과 울릉도나물(아래 사진)은 좀 늦은 한가을에 꽃을 피웁니다. 한겨울에도 동백꽃이나 수선화는 그 고운 자태를 드러낼 테지요.


  

우리자신도 어떤 면에서 보면, 이런 꽃들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떤 이는 조숙해서 유년기나 청소년기에 혹은 청장년기에, 어떤 이는 원숙한 시기인 중년기에, 또 어떤 이는 너무 늦은 시기로 여겨지는 노년기에 꽃을 피웁니다.


요즘 시니어 모델로 이름을 날리는 김칠두라는 분이 있는데, 이분은 55년생입니다. 본래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딸의 권유로, 정년퇴직할 60대 중반에 시니어모델로 데뷔를 했습니다. 정말 모델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제가 봤던 꽃 중에, 예전에 캄보디아에서 활동할 당시 공동체 베란다에 걸린 코코넛껍데기화분에서 자라던 오끼데이라는 난()이 있었는데 年初에 핀 꽃이 年中間까지 달려있어 이렇게 오랫동안 피어 있는 꽃도 세상에 다 있구나!“하며 놀라고 신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꽃이 봄에 필 수 있고, 여름이나 가을에 필 수 있고 아니면 겨울에 필 수 있습니다화려한 꽃일 수 있고, 수수한 꽃일 수 있습니다오래가는 꽃일 수 있고, 오래 못가는 꽃일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다양합니다.

  

서로 비교하면, 내가 못나거나, 잘난 것 같지만, 내가 모든 면에서 다 못나거나 잘날 수 없지요. 저 사람이 못난 것 같아도 어느 면에서 나보다 잘난 면이 있을 수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도우면서,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빈부귀천이나 지위고하를 떠나 다 존재가치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한낱 풀꽃도 자세히 보면 예쁘고 오래 보면 사랑스러운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191009-가을바람의 꽃 타령.hwp
4.59MB
191009-가을바람의 꽃 타령.pdf
0.5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