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되기/인문학

김난희 지음 <천 일의 순이_치매엄마의 죽음맞이>

밝은하늘孤舟獨釣 2021. 10. 21. 13:33

 

지은이: 김난희 교수

제목: 천 일의 순이

부제목: 치매 엄마의 죽음맞이

출판사: 북치는소년

출판연도: 21년 3월10일

독서기간: 21년 10월17일부터 19일까지.

 

한 줄 요약

글쓴이가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를 형제자매들과 같이 돌아가실 때까지 3년간 모시면서 느낀 소감들, 영감들, 필요한 정보들, 참고문헌 등을 담고 있다. 

 

나 역시 죽음을 앞두고 투쟁을 벌이시는 노부모가 계신 입장이라 많은 점에서 공감이 됐고 가족 카톡방에다 이 책을 소개할 생각도 갖고 있다. 이 책은 특별히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글쓰기 전문가인 대학교수라 그런지 무거운 주제를 건조하지 않게 읽게 해주는 능력이 있는 것같아 좋았다.

 

<치매 돌봄 십계명> (13쪽)

 1. 치매 환자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치매 환자를 격려하고, 잔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

 3. 치매 환자의 작은 변화도 가치가 있고 감사해야 한다.

 4. 치매 환자의 신체적 건강에 세심하게 관심을 두고 적절한 건강 관리를 받도록 해야 한다.

 5.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치매 환자를 돌보아야 한다.

 6. 불의의 사고를 항상 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

 7. 치매 관련 다양한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

 8. 치매 관련 지식을 꾸준히 쌓아야 한다.

 9. 치매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함께 돌보아야 한다. 

10.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자신의 건강도 잘 챙겨야 한다.

(「치매와 사는 법」, 조선뉴스프레스, 2018, 64-68쪽)

 

<요양병원 선택할 때 유의사항> (84쪽)

 1. 포괄수가제에 대해 이해한다.

 2. 간병인이 단독인지, 공동간병인지, 선택할 수 있는지, 간병인이 속한 간병인센터가 어느 곳인지, 조선족인지, 한국인인지 살핀다.

 3. 상급병원(1인부터 5인실까지)을 이요할 경우 병실료 책정에 대해 알아본다.

 4. 포괄수가제에 포함되지 않은 비급여항목 가이드라인을 확인한다.

 5. 요양병원 식단과 가격을 확인한다.

 6.  요양병원은 집에서 가까울 수록 좋으나 병원에 입원해 생활하는 사람은 보호자가 아니라 환자이기 때문에 치료의 전문성, 주변환경, 간병인관리, 비용 등이 적절한가 따져서 결정한다.

 7.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병원 적정성평가결과를 참고한다. (그러나 경험으로 볼 때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고 직접 방문해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해야 한다.)

(「치매와 사는 법」, 조선뉴스프레스, 2018, 99-137쪽)

 

<요양시설 견학 유의사항> (92쪽)

 1. 약속 없이 찾아간다.

 2. 입소자의 식사시간을 노린다.

 3. 이유도 없이 너무 조용한 시설은 안 된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들릴 법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는 곳이 좋다.

 4. 텔레비젼 소리 밖에 안 나는 시설은 의심해봐야 한다.

 5. 입소자가 대부분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는 곳은 곤란하다.

 6. 직원이 음식을 억지로 넣어 먹여주는 곳은 곤란하다. 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먹는 즐거움인데 그 즐거움을 빼앗아 가는 곳은 생활전부를 뺐는 곳이라 여길 수 있다.

 7. '터미널 케어'(임종기의 간호)를 경험한 진원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양시설을 마지막 거처로 정했다면 입소자에게는 그곳에서 죽을 권리가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직원이 구급차를 불러 가능했던 평온사(자연사)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엄마와 이별을 하고 나면 하루 이틀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100쪽) 나 역시 부모님 댁에 다녀오면 글쓴이처럼 우울해진다.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하는 구절이다.

 

삶에서 죽음으로 건너가는 문턱을 넘는 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116쪽)

 

대체로 노인들에게는 절대로 세를 놓지 않는 게 집주인들이 일반적인 반응이라는 중개인. (119쪽)

 

자식들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엄마 집. (120쪽)

 

죽음 앞둔 노인이 갑자가 식탐이 생겼을 때: 원래 먼 길 가려면 배고프기 때문에 미리 챙겨서 많이 먹어두는 법. (122쪽) 

 

통계청에 의하면, 1989년에는 77.4%가 집에서, 12.8%는 병원에서 사망. 2018년에는 76.2%가 병원에서, 14.3%가 집에서 사망. 일반인 대상으로 어디서 죽는 것이 좋으냐는 설문조사에서, 병원은 16.3%, 자택은 57.2%, 19.5%는 호스피스나 완화의료기관. (184쪽)

 

현대사회에서 죽음의 외주화는 병원에서, 주검의 외주화는 상조회사에서 이뤄지고 있다. (191쪽)

 

유족의 네 가지 과제 (207쪽)

1. 상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2. 슬픔의 고통을 오롯이 느끼기.

3. 고인이 없는 환경에 적응하기.

4. 정서적으로 고인에게 새로운 공간을 부여하며, 기억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기.

 

내가 경험한 현실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 명확히 분리된 우리네 삶. (212쪽)

 

죽음의 외주화와 죽음의 비가시화가 만들어 놓은 현대의 죽음표상은 진짜 죽음의 얼굴이 아니다. 엄마의 죽음은 축음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조그만 창을 주었다.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서 이 창으로 죽어가는 이의 모습과 친밀해져야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 (214쪽)

 

앞으로 나의 과제는 죽음을 외면하고 사는 게 아니라 죽음을 마주하고 사는 것. (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