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자식의 일 – 김남조 시인(1927-2023)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2. 16. 10:34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자식의 일 김남조 시인(1927-2023)

 

오늘은 자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의 자식 중에

유독 제 자식을 지목함을

용서하십시오

오늘따라 생의 쓸쓸함이

별스러운 폭풍으로 그에게 덮치고

앞뒤 출입문이 막혔습니다

저의 허물로

제가 유전시킨

과민과 감상보따리가

출생 이래의 지병임도

정녕 민망합니다

 

비오니 제 자식을 구해주시고

두 몫으로

저의 죄를 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