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대춘부(待春賦) - 신석정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2. 11. 16:00

대춘부(待春賦) - 신석정 시인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게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기에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