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시인(1946-1994)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2. 11. 21:23

아래의 시는 노래로도 불리는 민중 가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의 바탕이 된 시이다. 우리 젊었을 적에 참 많이 불렀던 노래이다. 이 글을 작성하며 이 노래를 다시 들으니, 참으로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한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떨어져 가지 말자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앞에 가며 너 뒤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너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열이면 열 사람 천이면 천 사람 어깨동무하고 가자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서산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주고

가시밭길 험한 길 누군가는 가야 할 길

에헤라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 창비에서 2004년 펴낸 염무웅이 엮은 김남주 시선집 <꽃 속에 피가 흐른다> 중에서 -

 

노래 링크: https://youtu.be/5_griw_AEQ8?si=TEpI664vKI2TFqX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