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 나태주 시인(1945-)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2. 5. 19:03

아래의 시는 오늘 오전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나 시인의 시집을 몇 권 보았는데, 아래의 시는 시집 이름은 잊었으나 그 중에 하나에 실렸던 詩일 것같다.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나태주 시인

 

죽을 병 걸려 반년

병원에서 엎드려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풀려나온 날

사람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다

 

왜 내가, 살려줘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인사해야지 저쪽에서 거꾸로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인사하는 걸까?

그때는 그것이 궁금했었다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구나 싶었다

 

같이 밥 먹어줘서 고맙습니다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이 세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이 얼마나 눈물겨운 세상인가

이런 세상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