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연가(戀歌) - 이근배 시인(1940-)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4. 7. 09:36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이근배 시인은 예전에 라디오에서 여러 차례 시와 시인들에 관한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들었던 적이 있어 이분의 책을 따로 사서 읽은 적은 없지만 방송을 통해서나마 직접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던 인연이 있는 친숙한 시인이다.

 

연가(戀歌) - 이근배 시인


바다를 아는 이에게
바다를 주고
산을 아는 이에게
산을 모두 주는
사랑의 끝끝에 서서
나를 마저 주고 싶다.
나무면 나무 돌이면 돌
풀이면 풀
내 마음 가 닿으면
괜한 슬픔이 일어
어느새 나를 비우고
그것들과 살고 있다.
-시집 <살다가 보면> 중에서

 

**시인 소개**

이근배 시인·시조시인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1961~1964년 경향, 서울, 조선, 동아, 한국 등 각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 시조, 동시 등이 당선됐다. 1964년 문공부 신인예술상 문학부 특상을 받았다. 한국문학작가상, 중앙시조대상, 고산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받았으며,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현재 한국예술원 회장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 <노래여 노래여>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