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청소 시간 – 이해인 수녀 시인현대시/한국시 2024. 4. 30. 14:12
아래의 시는 4월 28일 월요일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心)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청소 시간 – 이해인 수녀 시인
앞치마에 받은
물기 어린 아침
나의 두 손은 열심히
버릴 것을 찾고 있다
날마다
먼지를 쓸고 닦는 일은
나를 쓸고 닦는 일
먼지 낀 마음 말끔히 걸레질해도
자고 나면 또 쌓이는
한 움큼의 새 먼지
부끄러움도 순히 받아들이며
나를 닮은 먼지를
구석구석 쓸어낸다
휴지통에 종이를 버리듯
내 구겨진 생각들을
미련 없이 버린다
버리는 일로 나를 찾으며
두 손으로 걸레를 짜는
새 날의 시작이여'현대시 > 한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오월 연가 – 김남조 시인 (0) 2024.05.03 (시) 강도에게 주는 시 – 오장환 시인(1918-1951) (2) 2024.04.30 (시) 비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희중(1960-) (4) 2024.04.27 (시) 오늘의 노래 / 이희중 시인(1960-) (2) 2024.04.27 (시) 천천히 가자 쉬어 가면서 가자 – 나태주 시인(1945-) (2)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