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나뭇잎만도 못한 짝사랑 – 박재삼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5. 24. 10:55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나뭇잎만도 못한 짝사랑 박재삼 시인

 

네 집은 십리 너머
그렇게 떨어진 것도 아니고
바로 코앞에 있건만
혼자만 끙끙
그리울 때가 더 많았다네.

말 못하는 저 무성한
잎새들을 보면
항시 햇빛에 살랑살랑
몸채 빛나며 흔들리고 있건만.
말을 할 줄 아는 心中에도
도저히 그렇게 되지를 않으니
大明天地에
이 캄캄한 구석을
내보이기가 민망하던
, 서러운 그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