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풀따기 – 김소월(1902-1934)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5. 29. 08:32

아래의 시는 어제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풀따기 김소월(1902-1934)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임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임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엷게 떠갈제
물살이 헤적헤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임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 헤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