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하나뿐인 나 / 박원자

밝은하늘孤舟獨釣 2009. 7. 23. 13:53

하나뿐인 나 / 박원자

<하늘빛 너의 향기>에서


내가 사랑을 하면

그대는 하나뿐인 연인이 되고

내가 운동선수가 되면

하나뿐인 금메달은

내 목에 걸려야 하네


내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은

하나뿐인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되어야 하고

가을비처럼

촉촉이 젖은 가슴으로

첼로를 연주하면

하나뿐인 과르넬리가 되어야 하네


내가 요리를 하면

나는 세상에서 제일 가는

요리사가 되어야 하고


내가 의사가 되면

불치의 병을 나만이 고칠 수 있는

하나뿐인 명의가 되어야 하네


이 세상 모든 비밀은

다 밝힐 수 있어도

내 속에 들어있는 신비는

아무도 밝힐 수 없어

끝없는 명인의 길 걷는

나는 하나 밖에 없는 명기

하나뿐인 나

아무도 닮을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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