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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상 화백의 돈얘기

<월간독자Reader>8월호 “돈이 뒤에서 쫓아오는 거예요”에서


… 삼성 이병철 회장이 생존해 계실 때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에 ‘십장생도’를 내가 그렸어요. 그분이 워낙 그림을 좋아하셨어요. 조용히 오셔서 작업하는 것을 올려다보곤 하셨는데 가끔 같이 점심 먹자면서 회장실로 부르셨어요. 어느 날 국수를 드시면서 그 양반이 우리 스승님과 비슷한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사람들이 나를 보고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지?” 내가 선뜻 대답할 수도 없어 아무 말 못하고 국수만 먹고 있는데 “나는 평생 돈 벌어본 적이 없어.” 그러시는 거예요. 속으로 ‘거짓말도 참 어지간히 하신다.’고 생각하면서도 가만히 있는데 “나는 한번도 돈 번 적이 없지. 그런데 하나 번 게 있지.” 그제야 내가 말문이 터져서는 “뭘 버셨는데요?” 했어요. 그랬더니 한참 침묵을 하시다가 “사람을 벌었지!” 돈을 벌지 않았다. 뭘 벌었느냐? 그냥 돈을 잘 벌어줄 사람을 번 거예요. 자기가 벌려고 하면 삽질밖에 못하는데 불도저 운전수를 벌었으니까 얼마나 넓은 땅을 개척했겠어요? 그때 이당 선생님의 그 말씀이 생각나는 거예요. 돈이 나보다 귀가 밝고 유기체라는 이당 선생님의 ‘유기체론’과 이병철 회장의 ‘인재론’ 딱 일치하는 얘기 아닙니까?…

 

**5천원권과 5만원권 지폐를 그린 분으로 유명한 이종상 화백은

출생: 1938년 충남예산 출생

학력: 동국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경력: 서울대 명예교수. 2004년 상명대학교 석좌교수. 한국벽화연구소 소장.

수상: 2003년 제180호 은관문화훈장 서훈. 1963년 제12회 국전무감사 특선. 

 

돈이 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의 노예가 된다고 돈이 잘 벌리는 것도 아니다. 이 화백은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일을 하면 저절로 돈이 따라온다고 아주 고전적인 말을 한다. 공감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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