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습작시

설악산 / 밝은 하늘

밝은하늘孤舟獨釣 2009. 10. 29. 12:24

설악산 / 밝은 하늘

2009/10/15(목)


호주머니 속 감춰진 시간 꺼내

그대 만나서

가을山 후덜덜한 정취 흠뻑 마시러

雪嶽山으로 나섰다


아슬아슬하게

공중에 매달린 케이블카

마중을 받으며 도착하니

저 앞에 펼쳐진

수많은 알록달록한 옷차림들과

걸어 다니는 낙엽들


소공원주차장을 빠져나와,

신흥사를 지나치고,

와선대와 비선대를 어느 새 지나치고,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귀면암을 지나,

양폭대피소에 이르러 사진 한 장 찍고 나니,

천당폭포가 그리 멀지 않더라

대청봉은 시간관계상 다음으로 미루고


기기묘묘한 암벽들

교회당 첨탑보다 날카로운

설악의 산세(山勢)들앞

행인의 입이 딱 벌어지고


-어쩜 저렇게 뾰족뽀족 하지....

-어라, 바위틈에서도 소나무가 자라네....


왔도다

보았도다

마셨도다


가을이 산속에 흩뿌린

여인네들의 울긋불긋한 옷자락

아이들이 쏟아낸 빨주노초 물감자욱


예가 천당이 아이면

어데가 천당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