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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雨)를 타고 / 밝은 하늘 2009/8/11(화) 비가 오네요 말없이 발자국 소리만 내며 빗소리 들으니 떠오르는 얼굴 달처럼 부드러운 하얀 그대 목소리 우산도 없이 사 뿐 사 뿐 주 룩 주 룩 사선으로 한 발짝 직선으로 두 발짝 뛰어서 세 발짝 걸어서 네 발짝 내 앞에 온 당신! 아하, 그대가 비행기에서 <행기..
백만 원짜리 저녁상 / 밝은 하늘 2009/08/10(월) 동네 마트에서 계란 한 판은 일금 사천오백팔십 원이요 두부 한 모는 일금 사백 원인데 두 모이니 합이 일금 팔백 원이요 도토리 묵 한 모는 일금 천오백 원이요 -아따! -이만하면 됐어라! 저녁 해가 장마 뒤 무더위에 지친 몸 이끌고 터벅터벅 뒷산 너머로 ..
꿈을꾸며 최호건 예쁘지 않아도 선명히 새기는 무늬 빛 지신 마음있어 다가갈 수 있다면 나는 石이 되고싶다 거리를 걸으면 꽃들의 패션쇼 수즙은 내 맘을 살짝이 드러낸다 꿈이 아닌 이상으로 왕자가 되고 부서지는 중년의 인생이 강한 열기속으로 파고든다 가을이 오기전에 한 여름의 사랑을 다하..
꽃으로 최호건 나를지키고 다듬어 하얀 무궁화 한송이로 피어야지 아프게 살아도 희고 곱게 구름中에도 산자락 틈 사이에도 가치위해 존재하고 일구한것에 쓰임되리니 고요한 밤이여 아침의 도래야 나를 위한 축복을 놓아다오 인생은 한번이려니 썩어지는 위배보다 무궁한것에 꽃으로 피련다
고독 / 밝은하늘 2009/8/7(금) 한 바탕의 섹스가 허무감에서 빼내줄 수 있다면 가진 전부를 포기할 것이다 한 잔의 술이 지복직관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면, 죽기를 각오하고 마실 것이다 신앙이 젊었을 적 마눌의 젖가슴처럼 푸근하고 부드럽게 생명을 줄 수 있다면 순교자가 될 것이다 지 애비도 믿을 수..
절망에게 / 김남조 (1927-) 절망이여 함께 가자 끝까지 절망함을 율법으로 정하고 갈 데까지 간 후에도 이별 않기로 정하고 둘이 정답게 가자 가다가다 지칠 땐 번갈아 업고 가자 두 눈 불구슬이듯 따갑게 아려 도저히 잠 못드는 밤엔 서로가 자장가 불러주는 시늉이나마 하자 세월이 흘러 절망도 어른이..
절망 이생진 (1929- )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신성한 욕망 / 밝은하늘 2009/8/7(금) 신성한 욕망이여, 안녕! 길가는 처자의 미끈한 종아리 통통한 허벅지 잘록한 허리선 봉긋한 젖가슴 사내의 눈길을 쫘악 일직선으로 잡아당긴다. 젊음의 싱심함이여 잠자고 있던 중년남자의 욕정에 석유통 집어던지니 앞뒤 안 보고 곧장 달려가고픈 마음 간신히 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