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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고래 (외외 이재옥) 6천만 년 전 홀연히 너희는 왜 바다로 갔고 포유동물 중 왜 최초로 육지를 떠났느냐 똥이 더러워서 피하듯 인류와 같이 살기 싫어서였더냐 육지의 정복자보다 바다의 파수꾼이 되고 싸움보다 사랑을 자만보다 실천을 영원토록 하늘의 노래를 익히며 살고 싶더냐
사모 / 조치훈 (1920-1968)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해야 할 말이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잊혀지기 전 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있어 달라지만 남자에게 있어 여..
해수욕海水浴/미산 윤의섭 푸른바다 출렁이는 해변을 걸으니 모래알이 발가락을 간지럽힌다. 홍진에 찌든 몸 수양修養의 나신을 바닷물에 씻는다. 파도에 흔들리며 오르락 내리락 몸을 띠운다. 2009.7.28. 詩作노트 한여름의 휴가와 해수욕.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변백사장이 풍부하여 손쉽게 휴..
두 여자 김영준 눈꺼풀이 쳐저 눈썹이 눈을 쑤신다고 수술을 받은지 일 년 남짓 아내의 옛 모습을 아직도 찾을 길 없다 원래 쌍꺼풀이 자연스러워 좋았는데...... 자는 모습을 들여다 보니 다른 여자인 느낌 예전의 곱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아내를 닮은 낯선 여자가 자고 있다 현실의 여자와 과거의 여..
못질 억지로 사람을 잊는다는 건 또렷이 그 기억 불러들이는 일이라네. 잊을 수 없어 정녕코 어설픈 몸짓 세상과 짝눈 맞추고 칼금 서린 상처 흠집 지치도록 눈물로 소독하는 밤, 세월 흐르면 잊혀 질 거라 지만 아직도 많은 걸 기억하고 있는 그 부질없음에 시간마저 멈춰 화석처럼 굳는 것을. 그립다,..
詩의 명상 바닷가에서 5 率巨 崔明雲 갯바위 따개비나 고둥은 폭풍이 밀려와도 걱정을 하지 않는다 바위에 달라붙어 움츠리면 물결은 겨우 등만 스칠 뿐이다 바닷가 언덕 늘 푸른 해송도 비탈진 해안 해란초도 모래톱 갯방풍도 자연의 흐름에선 천만 년 좋을시 고다 인간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온..
사랑은 어디에서 생기나 炅暾 정재삼 창가에 서면 혼자가 싫어서 울컥 그대가 그리워집니다 먼 산을 바라보면 시선 저 끝에 그대 모습이 달려오고 내 영혼 속엔 금방 그대가 둥지를 틉니다 그리움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나의 내면에는 온통 그대 향한 일념으로 꽉차있습니다 사랑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날개 / 신달자 (1943-) <백치슬픔> (자유문학사) 중에서 부서진 만큼 날 수 있다 산산조각 나 끝장이다 싶으면 끝장난 그만큼 날 수 있다 아픔은 빛 쓰러짐은 사랑 하늘을 메우는 큰 날개짓 날아오르는 힘을 보면 죽었다 싶게 떨어져 있었던 나의 상처 그 깊이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