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습작시

주막에서(1) / 밝은 하늘

밝은하늘孤舟獨釣 2011. 6. 2. 10:52

주막에서(1) / 밝은 하늘

2011-05-08(일)

 

일요일 점심

길 옆 酒幕(주막)에서

손가락으로 밥을 시켜놓고

혼자 숟갈을 든다

 

이 주막의 플라스틱 물컵은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쓰는

共用(공용)이라 영 찝찝하다

 

막걸리는 나중에

한국에 갔을 때

시켜마시기로 하고

대신에 짜다(茶水)마신다

 

파란 하늘 아래

음식 시켜놓고

수첩 꺼내어

몇 자 끄적이니

 

그것이 곧 詩가 될 줄이야

이제야 알겠노라

詩는, 아름다움은 항시

내 겨드랑이 속에 있음을

 

바쁘냐고

“번론콤(ban ron:바쁨)”하며

주인장에게 농을 거니

바쁘단다 오늘이 주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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