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어느 봄날 / 나희덕 시인 (1966-)

밝은하늘孤舟獨釣 2009. 4. 4. 16:53

어느 봄날 / 나희덕 (1966-)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 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