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십자가 / 김정인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09. 4. 4. 16:57

십자가 / 김정인

<시와 십자가> 중에서


이마에서 가슴으로

심장 깊숙이

성호를 긋습니다

봉숭아 꽃물 들인 새끼손가락은

철 안든 아이처럼 맥도 짚지 못하며

장지만 따라 다닙니다

기도의 중심은

몸과 마음이 주님께 향하는 곳에 있다는데요

그 새끼손가락

십자가 건성으로 지고 가는 내 모습 같아

다시 무릎을 꿇습니다

내 십자가 내가 튼튼히 못 박을 때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

왜 모른척하고 살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