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논어

論語 爲政 2-4 / 인간의 발달단계

밝은하늘孤舟獨釣 2009. 4. 30. 17:51

論語 爲政 2-4

The Analects Weizheng 2-4

 

子曰(자왈),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 三十而立(삼십이립), 四十而不惑(사십이불혹), 五十而知天命(오십이지천명), 六十而耳順(육십이이순), 七十而從心所慾(칠십이종심소욕), 不(불유구).

1) 踰(유): 넘다. 2) 矩(구): 법, 자.

 

The Master said, "At fifteen, I bent my mind on learning; at thirty, I was established; at forty, I was free from delusion(=illusion); at fifty, I knew the decree of Heaven; at sixty, my ears became subtly(=sensitively) perceptive; at seventy, I was able to follow my hearts desire without overstepping(=to go beyond) the rules of propriety."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학문으로 자립했고, 마흔 살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쉰 살에 천명을 알았고, 예순 살에 듣는 것이 순조로웠고, 일흔 살에 마음으로 원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참고:

1) <4國語對譯 論語>

2) 미당 이동윤 선생, <논어 강의록> 

3) Translated with an Introduction and Notes by Raymond Dawson, <CONFUCIUS THE ANALECTS>, Oxford University Press.

4) Translation and Notes by Simon Leys, <The Analcets of Confusius>, W.W. Norton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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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발달단계

이 구절은 에릭슨의 인간의 사회심리적 발달단계를 연상시킨다. 유아기(희망), 초기 아동기(의지력), 유희 연령기(목적), 학령기(능력), 사춘기/청소년기(충성심), 성인 초기(사랑), 성인 중기(배려), 성숙 노인기(지혜). 나는 사십대이므로 지천명의 단계에 와 있어야 하고 성인중기의 특성인 배려심이 많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너무 요원할 뿐이다.

 

왜 이런 괴리가 생겼을까? 하는 자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것은 내가 지금의 상태를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마저 인식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내가 볼 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한 마디로 일축한다는 게 이상할 지 모른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 한다면, 내가 그 나이 때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10대는 10대의 삶이 있고 20대는 20대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저학년 때의 수학을 제대로 못 이수했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가면서 수학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과 같지 않나...

 

이제라도 저 어릴 적으로 돌아가서 혹은 이제껏 내가 제껴두었던 것들을 껴안고 하면서 과거와 화해하는 일을 소홀하지 않아야겠다. 나이 먹는다고 저절로 성숙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지하철 안에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