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시/한국시

(한국 한시) 청산은 나를 보고 - 나옹 선사(1320-1376)

밝은하늘孤舟獨釣 2023. 12. 30. 23:59

아래의 시는 음식점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시인데, 그동안 작자가 누구인지 나는 굉장히 궁금했었다.  나 역시 이 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김용택 시인이 묶은 한시집 <시가 내게로 왔다 5>를 읽다가 이하의 詩를 발견하고 너무 기뻐서 소개하는 바이다. 한역 전문과 한문 전문은 아래와 같다. 한자 뜻풀이는 내가 첨가하였다.

 

청산은 나를 보고 - 고려말 나옹 혜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靑山兮要我 청산혜요아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聊無愛而無憎兮 료무애이무증혜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靑山兮要我而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聊無怒而無惜兮 료무노이무석혜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나옹 혜근은 흔히 나옹 선사라고 한다. 고려 말의 고승으로, 나옹은 호다. 스무 살 때 친구의 죽음 보고 출가했다. 양희은이 불러 유명해진 정덕수의 시 <한계령>도 이 시와 어쩐지 이미지가 비슷하다." (아래 책, 106쪽)

 

- 마음산책이 펴내고 김용택이 묶은 <시가 내게로 왔다 5> 중에서 -

 

●한자 뜻풀이●

 

兮: 어조사(혜)

垢: 때(구)

聊: 귀울(료) 1. 애오라지. 2. 귀가 울리다. 3. 두려워하다.

惜: 아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