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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시) 남근 자른 일을 슬퍼하다(애절양: 哀絶陽) / 다산 정약용옛날 시/한국시 2013. 1. 3. 16:34
이 시는 우연히 정민 교수의 <삶을 바꾼 만남>이란 책을 보다가,
요즘의 현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옛 사람들의 삶도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불평등한 삶을 보여주는
정약용의 시를 이곳에 소개한다. 덕분에 한자공부도 되었다.
남근 자른 일을 슬퍼하다(애절양:哀絶陽) / 다산 정약용
1803년 가을 지음
남근 자른 일을 슬퍼하다(애절양:哀絶陽)
茶山 丁若鏞
노전 마을 젊은 아낙 곡소리도 길구나
현문(懸門 향해) 곡하면서 하늘 보며 울부짖네
전쟁 나가 못 오는 법 그래도 있다지만
남근을 잘랐단 말 옛날에도 못 들었소
시아버지 상 끝나고 아인 아직 핏덩인데
삼대의 이름이 군보(軍保)에 올랐구나
가서 암만 호소해도 문지기는 범과 같고
이정(里正)은 으르대며 외양간 소 끌고 가네
칼을 갈아 방으로 가 피가 자리 가득하니
자식 낳아 군액 당함 한스러워 그랬다오
잠심(蠶室)의 음형(淫刑)이 어이 허물 있으리오
민 땅 아이 거세함은 실로 또한 슬프도다
생생(生生)의 이치는 하늘이 준 것이라
하늘 도는 아들 되고 땅의 도는 딸이 되네
말과 돼지 불알 깜도 서럽다고 말하는데
은혜로 차례 이을 생민(生民)이야 오죽할까
부잣집은 1년 내내 풍악소리 잡히면서
곡식 한 톨 비단 한 치 내는 법이 없다네
다 같은 백성인데 차별 어이 이리 하나
객창에서 자꾸만 『시구』편을 외우누나
노전소부곡성장(蘆田少婦哭聲長)
곡향현문호궁창(哭向懸門號穹蒼)
부정부복상가유(夫征不復尙可有)
자고미문남절양(自古未聞男絶陽)
구상기호아미조(舅喪已縞兒未澡) 명주(호)1
삼대명첨재군보(三代名簽在軍保) 농(첨); 서명하다
박언왕소호수혼(薄言往愬虎守閽) 하소하다(소); 문지기(혼)
리정포효우거조(里正咆哮牛去皁) 하인, 마구간(조)
마도입방혈만석(磨刀入房血滿席)
자한생아조군액(自恨生兒遭窘厄) 막히다; 고생하다(군)2
잠실음형기유고(蠶室淫刑豈有辜)
민건거세양역척(閩囝去勢良亦慽) 아이(건)
생생지리천소여(生生之理天所予)
건도성남곤도여(乾道成男坤道女)
선마분시유운비(騸馬獖豕猶云悲) 불깔(선) 3
황내생민은계서(況乃生民恩繼序)
호가종세주관현(豪家終歲奏管弦)
입미촌백무소손(粒米寸帛無所損)
균오적자하후박(均吾赤子何厚薄)
객창중송시구편(客窓重誦鳲鳩篇) 뻐꾸기(시); 비둘기(구)
이하는 책 저자의 설명이 아닌 순전히 본인 밝은 하늘의 설명임.
1 호아: 명주(호) 아기(아). 즉 명주 포대기에 싼 갓난아기란 뜻이 아닌가 생각됨.
2 군액: 고생할(군) 재앙(액): 고생, 고난, 재앙 이란 뜻으로 보임.
3 불깔(선): 불알을 까다는 뜻임.
이 시에서 남근을 잘랐다는 얘기는 오늘날로 보면 자살을 했다는 얘기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진짜 뭣같은 현실이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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