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시/한국시

(한국 한시) 乍晴乍雨(사청사우) / 김시습(金時習)

밝은하늘孤舟獨釣 2014. 8. 31. 01:28

乍晴乍雨(사청사우) / 김시습(金時習)

乍晴還雨雨還晴 天道猶然況世情 (번체자)

乍晴还雨雨还晴 天道犹然况世情 (간체자)
zha4qing2huan2yu3yu3huan2qing2 tian1dao4you2ran2kuang4shi4qing2

(사청환우우환청 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是還毁我 逃名却自爲求名 (번체자)

誉我便是还毁我 逃名却自为求名 (간체자)
yu4wo3bian4shi4huan2hui3wo3 tao2ming2que4zi4wei4qiu2ming2

(예아변시환훼아 도명각자위구명)
花開花謝春何管 雲去雲來山不爭 (번체자)

花开花谢春何管 云去云来山不争 (간체자)
hua1kai1hua1xie4chun1he2guan3 yun2qu4yun2lai2shan1bu4zheng1

(화개화사춘하관 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憶 取歡無處得平生 (번체자)

寄语世人须记忆 取欢无处得平生 (간체자)
ji4yu3shi4ren2xu1ji4yi4 qu3huan1wu2chu4de2ping2sheng1

(기어세인수기억 취환무처득평생)

문득 개었다 다시 문득 오고 오다 다시 개이니,
마치 하늘의  그와 같을 진대, 하물며 세상 사 어떻겠나.
떠받들었던 사람 바로 오히려 헐뜯거늘,
공명 피한다 떠들지만 저마다 공명 구하네.
피고 지는 봄이 어찌 상관하랴,
구름 가고 오는 산은 시비 걸지 않는다.
내 말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주어 마땅히 새겨듣게 하시게,
즐겁고 기쁜 평생 가지 않는다네. 


**밝은 하늘의 해석과 설명**

본인은 위의 한시를 현대 영어의 어법에 맞추어 해석해 본다.

1연: "사청환우우환청": "사"는 부사로 "문득" "갑자기" 등의 의미. "청"과 "우"는 동사로 "개이다, 비 오다"는 의미로 사용됨. "환"은 동사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으나 여기선 "다시"란 부사로 쓰인 것으로 보임.

2연: "천도유연황세정": "유"는 동사로 "마치 ~하다/같다"는 의미임. "황"은 부사로 "하물며"란 의미.

3연: "예아변시환훼아: "예"는 "명예"란 말로 흔히 쓰이는데, 여기선 "아"란 목적어가 왔으므로 동사로 "떠받들다"로 해석. "훼"는 보통 현대 한국어에서 "훼손" 혹은 "훼손하다"로 많이 쓰이는데, 여기선 "아"란 목적어 앞에 왔으므로 역시 동사로 "훼손하다"로 해석함.

4연: "도명각자위구명": "각"은 영어의 "but" "however"와 상응하는 글자. 여기서도 마찬가지 의미로 사용됨. 명에서 도망쳤으나 도리어/반대로/그러나 스스로 명을 구하는 것이 되었다고 해석됨. "도명"은 "동+목"의 구조. "위구명"은 "위"가 자동사, "구명"이 보어인 구조.

5연: "화개화사춘하관" "화개화사"는 "주+동+주+동"의 구조이고, 동시에 "관"의 목적어가 되는 명사절임. "사"는 "감사하다, 물러나다, 꽃이 지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여기선 "꽃이 지다"는 뜻으로 쓰임.

6연: "운거운래산부쟁": "운거운래" 역시 "주+동+주+동"의 구조이고, 동시에 "쟁"의 목적어인 명사절.

7연: "기어세인수기억": "기"는 "내 말을 세상사람들에게 전해주어 마땅히 기억하게 하다"는 뜻을 가졌으므로 수여동사. "수"는 동사로 "마땅히/반드시 ~하게 하다"는 뜻.

8연: "취환무처득평생": 이 연의 해석이 가장 어려움. "환락의 취함은 평생을 얻을 곳이 없다"가 직역이다. "취환"은 불완전하지만 "To get pleasure"로 해석될 수 있는 to 부정사가 주어인 구조이고, "무"가 동사이고, "처"는 목적어이고, "득평생"은 "동+목"의 구조. 이 문장을 영어로 바꾸면, 대략 "To acquire superficial pleasure has no place that lasts for ever." 이런 의미가 된다.



**번역 소감**

이 시의 결론은 마지막 연이다. 

취환무처득평생, 즉 환락을 취함은 평생을 얻을 곳이 없다.

다시 말해,  환락(명예, 권력, 재물, 성적 쾌락 등)은 영원하지 않다.

이 메시지는 요즘의 정신 나간 인간들(돈과 권력만 믿고 어깨 힘주는 자들)에게

이조시대 천재 김시습이 던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