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불쌍하다는 말 / 이재봉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2. 1. 21:14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불쌍하다는 말 / 이재봉 시인

 

그동안 나는

불쌍하다는 말만큼

오만한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쌍하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과 동의어라는 것을

가끔 어머니에게 불쌍하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알았다

입맛이 없다며 국물만 몇 숟갈 뜨다 말아도

어쩌다 다리를 살짝만 다박거려도

어머니를 안쓰러워하고 가여워하는

그 마음이 사랑이었음을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 나오는

진실한 사랑이었음을

아버지를 보고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