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그림자 - 함민복 시인(1962-)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2. 24. 11:04

예전에, 십 수년 전에, 이 시를 읽고 댓글처럼 습작시를 썼었다. 어제 우연히 그 습작시를 보았는데, 간직하고 싶어서, 아래에 소개한다. 다시 읽어도, 따뜻함이 묻어나고, 입가에 웃음꽃이 번지는, 아름다운 시다.

 

그림자 - 함민복 시인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뜻했으면 좋겠다

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 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