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꽃밭에 물을 주며 / 황명걸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3. 26. 13:59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세상에 멋진 시는 참 많고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의 것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표현하는 것이고, 내것이라고 해도 매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는 걸 배운다. 매일 새로워진다는 것, 매일 새로운 시각을 견지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매번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삶에서 재미와 흥미는 좋을 것이다.

 

꽃밭에 물을 주며 / 황명걸 시인

 

아침 눈뜨자

꽃밭에 물을 준다

여린 들꽃에 사랑을 쏟는다

 

메말라 가는 마음에

눈물을 뿌리듯이

가지가지 들꽃 세상

 

밝은 동자꽃에서 손자를 본다

푸른 패랭이꽃에서 손녀를 본다

새촘한 초롱꽃에서 아내를 본다

하늘대는 나리꽃에서 여윈 부모를 본다

무리진 도라지꽃에서 먼 조상을 본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꽃밭에 물을 주는지

들꽃에 눈물을 뿌리는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