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 정현종 시인(1939-)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4. 20. 09:49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되었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정현종 시인(1939-)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가 플라스틱 악기를 부 - - 불고 있다
아주머니 보따리 속에 들어 있는 파가 보따리 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다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려고 뛰어오신다
무슨 일인지 처녀 둘이
장미를 두 송이 세 송이 들고 움직인다
시들지 않는 꽃들이여
아주머니 밤 보따리, 비닐
보따리에서 밤꽃이 또 막무가내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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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서 펴낸 정현종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