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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늘 – 조정권 시인현대시/한국시 2024. 9. 20. 22:48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 Happy FM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오늘 – 조정권 시인
활짝 핀 하늘 활짝 핀 꽃
탐스러운 하늘 꽃송이,
맑은 구름 잎 줄기,
이보다
더 큰 기쁨은
당신이 나를 만나러 온다는 소식.
편지에서도 받아 보았지만
당신이 올 수 있다는 것
이 기쁨
당신이 나를 찾아오겠다는 기쁨.
그보다 더 큰 기쁨은 내가 서둘러 미리 기다린다는 것
서성거린다는 것.
서성거린다는 것.
비는 오지만
아, 우산을 들고 미리 가 서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기다린다는 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 나이에
내가 잃어버리고 살았던 기다림.
나는 기다리겠네,
길가에서
모든 행인에게 "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
그러나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오늘
결국 우리가 함께 하리라는 것.
함께보다도 우리가 서로
곁에 머문다는 것. 한 송이 어깨 옆에 또 하나의 어깨처럼.
누군가 물으리라.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둘이 헤어졌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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