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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초우의 / 명천
2008/9/29
미안하다, 판초우의!
1년 동안 햇볕도 안 드는
배낭 속에 가둬두어서
얼마나 햇볕이 그리웠을까?
난 당신이 비옷이라고만 생각해왔어.
그런데 오늘 나는
당신이 배낭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돗자리가 되는 걸 보았어.
당신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나를
바보같다고 비난 한 마디 하지 않았지.
당신은
비오는 날에는 雨衣가 되고
비가 안 오는 날에는 돗자리가 되는
멀티플레이어다.
(이 날 등산 갔다가 문득 판초우의의 쓰임새를 새로 발견하게 되면서 느낀 바를 표현해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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