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15

(인문학) 토지1의 명문장: 한가위

박경리 선생의 속 팔월 한가위는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27쪽에서 28쪽에 나온다. "팔월 한가위는 투명하고 삽삽한 한산 세모시 같은 비애는 아닐는지. 태곳적부터 이미 죽음의 그림자요, 어둠의 강을 건너는 달에 연유된 축제가 과연 풍요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는지. 서늘한 달이 산마루에 걸리면 자잔한 나뭇가지들이 얼기설기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소복 단장한 청상의 과부는 밤길을 홀로 가는데--- 팔월 한가위는 한산 세모시 같은 처량한 삶의 막바지, 체념을 묵시(默示)하는 축제나 아닐는지. 우주 만물 그 중에서도 가난한 영혼들에게는." "가을의 대지에는 열매를 맺어놓고 쓰러진 잔해가 굴러 있다. 여기저기 얼마든지 굴러 있다. 쓸쓸하고 안쓰럽고 엄숙한 잔해 위를 검시(檢屍)하듯 맴돌던 찬 바람은 어느 서슬엔가 ..

(시) 고독의 맛 - 이해인

아래의 시는 어제 8월 31일 토요일 오전 라디오 방송 KBS Happy FM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고독의 맛 - 이해인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릴 때아무도 내 편이 되어지지 않는 구설수에 휘말려설 자리가 없을 때 혼자서 감당하는 고독의 맛은씁쓸하고 씁쓸하여 오히려 달콤하다. 괜찮아 괜찮아 아직도 살아 있기에그런 말도 들을 수 있는 거야 내가 나를 위로하며슬며시 한 번 안아주니 새 힘이 솟는다.

현대시/한국시 2024.09.01

(인문학) 토지1의 명문장: 여자의 집념은

"계집의 집념에는 사내가 따를 수 없지요. 욕심도 많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조그만한 욕심, 조그만한 원한, 미움만으로도 살인하는 일이 허다하죠.""그게 무슨 소린가?""최씨 집안의 살림은 여자 집념의 상징 아닙니까?" 위의 대화는 최참판家의 당주(호주) 최치수와 에서 가장 속악한 인물 조준구가 나눈 대화이다. 첫 문장은 최치수가 한 말이다. 위 대화는 의 292쪽에 나온다. 이 문장을 대했을 때 즉시 내 머리 속에 떠오른 여자가 있었으니,,, 누구라고 거명하기는 좀 그렇다.  여자의 집념은 무서운 것이다. 그런데, 어디 여자만 그런가? 인간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잘못을 덮으려는 집념과 그 잘못을 파헤치려는 집념이 싸우는 세상이다. 사필귀정이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 반대로 흘러간다. 야속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