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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살과 닿는다는 것은 / 이선관 (1942-2005) <손톱을 자르며> 중에서 살이 살과 닿는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가령 손녀가 할아버지의 등을 긁어 준다든지 간난애가 어머니 젖꼭지를 빤다든지 할머니가 손자 엉덩이를 툭툭 친다든지 지어머가 지아비의 발을 씻어 준다든지 사랑하는 연인끼리 입..
수수께끼 / 허수경 (1964-) 극장을 나와 우리는 밥집으로 갔네 고개를 숙이고 메이는 목으로 밥을 넘겼네 밥집을 나와 우리는 걸었네 서점은 다 문을 닫았고 맥줏집은 사람들로 가득해서 들어갈 수 없었네 안녕, 이제 우리 헤어져 바람처럼 그렇게 없어지자 먼 곳에서 누군가가 북극곰을 도살하고 있는 ..
좋은 시의 조건 10가지 / 박남희 http://cafe.daum.net/poetsea/bNk/104
나를 슬프게 하는 시들 / 안도현 http://cafe.daum.net/poetsea/bNk/15
시를 쓰는 세 단계(이형기님의 시창작법 참고) http://cafe.daum.net/poetsea/bNk/4
산문시와 산문의 구별 / 나호열 <예문 1>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
‘시인과 술’이라는 말을 들으면 왜 ‘바늘과 실’의 관계가 연상될까? 코뚜레를 한 소가 척박한 밭을 가는 것처럼 제 코에 실을 꿰어 달고 옷감 위에 온몸을 던지는 바늘은 언어의 밭을 갈고 재봉하는 시인의 모습과 같다. 크고 힘 센 소를 잘 부릴 수 있게 하는 쇠코뚜레나, 옷감 위를 누비는 바늘처..
횡단보도 신호등 황현미 횡단보도 앞에 우뚝 서 있는 신호등 그 속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선 채로 불을 밝히는 두 사람 계절이 바뀌면 색다른 옷 갈아입고 뛰쳐나오고 싶을 텐데 어느 별에서 내려와 소신공양을 하는지 파랗게 빨갛게 마음 밝히며 그저 이 거리를 지킨다 두 사람이 빚어내는 거룩함,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