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남자를 위하여 / 문정희 (1947- ) 요새는 왜 사나이를 만나기가 힘들지 싱싱하게 몸부림치는 가물치 처럼 온 몸으로 던져오는 거대한 파도를 몰래 숨어 해치우는 누우렇고 나약한 잡것들 뿐 눈에 뛸까, 어슬렁거리는 초라한 잡종들 뿐 눈부신 야생마는 만나기가 어렵지 여권 운동가들이 저지른 일 ..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1879-1944)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루어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
사랑의 끝판 / 한용운 (1879-1944) 네 네 가요, 지금 곧 가요. 에그 등불을 켜려다가 초를 거꾸로 꽂았습니다그려. 저를 어쩌나 저 사람들이 숭보겠네. 님이여, 나는 이렇게 바쁩니다. 님은 나를 게으르다고 꾸짖습니다. 에그 저것 좀 보아,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하시네. 내가 님의 꾸지람을 듣기로 ..
成佛과 往生 / 韓龍雲 (1879-1944) 부처님 되랴거든 衆生을 여의지 마라 極樂을 가려거든 地獄을 避치 마라 成佛과 往生의 길은 衆生과 地獄
세노야 / 고은 (1933-)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바다에 주고 슬픈 일이면 내가 받네.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그 꽃/고은 (1933-)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보았던 그 꽃
별에 별 / 심보선 (1970- ) 출처-한국일보 09년 5월16일자 별에 별 나무가 자라고 별에 별 꽃이 펴요 별에 별 새가 날아다니고 별에 별 짐승이 울부짖어요 별에 별 이름의 나라들 별에 별 모양의 기념비들 별에 별 가게에 별에 별 물건들 별에 별 사람들이 별에 별 사랑을 나눠요 별에 별 이별도 하겠죠 별에..
뽀꼼 열려요 / 오순택 (1942-) 엄마가 아기 똥꼬를 들여다 봐요. 꼭 나비가 꽃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똥꼬가 뽀꼼 열려요. 튜브에서 치약이 나오듯 똥이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