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시/중국시

(中國詩) 조추독야(早秋獨夜) / 白樂天(772-846)

밝은하늘孤舟獨釣 2018. 10. 17. 21:47

저녁먹고 산책을 나갔다가 쌀쌀한 가을날씨를 느끼며 반달이 제 모습을 드러내니, 문득 가을과 관련된 한시를 하나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추독야(早秋獨夜) / 白樂天(772-846)

초가을 밤에 홀로

 

井梧涼葉動(정오량엽동) 우물가 오동잎 처량하게 나부끼고,

鄰杵秋聲發(인저추성발) 가을의 이웃집 다듬이 소리 울릴 새,

獨向簷下眠(독향첨하면) 홀로 처마 밑에 잠자다,

覺來半牀月(각래반상월) 깨니 침상 머리에 달빛이 환하여라.

 

(서늘할()): 서늘하다. 쓸쓸하다.

(공이()): 다듬이의 방망이.

(처마()): 처마.

(침상()): 침상.

 

우물가의 오동잎이 싸늘한 가을바람에 흔들리고, 바람을 타고 가을의 풍정을 돋는 이웃집의 다듬이 소리가 서글프게 들려온다

얼큰히 취해 홀로 처마 가에 누워 자다가 싸늘한 가을바람과 다들미 소리에 깨어나 보니, 환히 밝은 달빛이 참상 깊이 비쳐들고 있다

(참고: 신역 백락천, 명문당, 2002년판,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