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論語 爲政 2-22 The Analects Wei-zheng 2-22 1) 子曰(자왈), 人而無信(인이무신), 不知其可也(부지기가야). 大車無輗(대거무예), 小車無軏(소거무월), 其何以行之哉(기하이행지재). *輗(예): 소가 끄는 大車에서 소와 수레를 연결하는 가로 나무 끝의 쐐기. *軏(월): 말이 끄는 小車에서 말과 수레를 연결하는 가로 ..
고향 / 고은 (1933-) -<새벽길> 창작과비평사 에서 이미 우리에게는 태어난 곳이 고향이 아니다 자란 곳이 고향이 아니다 산과 들 온통 달려오는 우리 역사가 고향이다 그리하여 바람 찬 날 우리가 쓰러질 곳 그곳이 고향이다 우리여 우리여 모두 다 그 고향으로 가자 어머니가 기다린다 어머니인 역..
초행길 / 김규동 (1925-) -<하나의 세상> 자유문학사- 그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옥순이 조그만 보따리에 날씬 침입자의 손이 스쳐간 것은 쑥 들어온 손을 본 이는 아무도 없으나 기차는 서울에 무사히 닿았고 옥순이는 여비를 몽땅 털렸다 교과서에서 배운 서울은 아름다운 곳이었으나 옥순의 초행..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 김소월 (1902-1934) <김소월시집>에서 하루라도 몇 번씩 내 생각은 내가 무엇하랴고 살랴는지? 모르고 살았노라, 그럴 말로 그러나 흐르는 저 냇물이 흘러가서 바다로 든댈진댄. 일로 쫓아 그러면, 이내 몸은 애쓴다고는 말부터 잊으리라.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그러..
낙엽 / 이재무 (1958-) 시를 지망하는 학생이 보내온 시 한 편이 나를 울린다 세 행짜리 짧은 시가 오늘밤 나를 잠 못 이루게 한다 "한 가지에서 나서 자라는 동안 만나지 못하더니 낙엽 되어 비로소 바닥에 한 몸으로 포개져 있다" 그렇구나 우리 지척에 살면서도 전화로만 안부 챙기고 만나지 못하다가 ..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젖은 길 / 나희덕 (1966-) 귀 밝아진 날에는 들을 수 있다 밭으로 가는 노인의 발소리를 물은 찰랑거린다. 그의 푸른 물통 속에서 그가 밭에 도착할 때쯤이면 물통에는 물이 반만 남는다. 반쪽에는 피가 도는 그의 몸처럼 물은 찰랑거리며 그의 낡은 바지를 적시고 마른 길 위에 매일 젖은 길 하나를 낸다...
그곳이 멀지 않다 / 나희덕 (1966-) <그곳이 멀지 않다>(문학동네)의 표제시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 숨을 거둘 때는 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 새도 죽을 때는 새 속으로 가서 뼈를 눕히리라. 새들의 지저귐을 따라 아무리 마음을 뻗어 보아도 마지막 날개를 접는 데까지 가지 못했다. 어느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