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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 밝은 하늘 2017년 10월13일 금요일 오전에 회색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이 저 방향에 흰 점과 선들 그 위 시원하게 턱수염 휘날리며 날으는 운전대 일정 간격으로 도열해 서있는 의젓한 좌우측 흰 깃대들 저 앞 또 그 옆으로 오밀조밀 둘러쳐진 울긋불긋한 병풍들 일제히 한 목소리..
대관령 양떼목장 / 밝은 하늘 2017년 10월13일 금요일 오후 서너 시에 대관령 휴게소 안개 자욱한 길 걸어 올라 기울어진 푸른 초장(草場)에서 풀을 뜯는 털복숭이 양들에게서 솔솔 풍기는 처음 맡아보는 낯선 냄새 나는 해발 920미터 대관령 양떼목장 성인 1인 입장료 오천 냥 존경하는 대한..
구둣방 / 밝은 하늘 2017년 10월12일 목요일 허기지고 지친 신발 끌고 구둣방 찾은 뒷굽 간이의자 앉아 라디오 들으며 양손 무릎에 얹고 동네 마실 나온 동료손님 슬리퍼들과 노가리를 푼다 졸음 나르는 음악 한 평 남짓한 구둣방을 채우니 다 됐소이다 자 이제 다시 길 떠날 채비하시오 ** ..
고무나무 / 밝은 하늘 2016-09-19(월) 수고하셔유 아프더라도 좀만 참으시구 내 쫌만 빼다 쓸께유 당신을 사랑하는 남자가 ** 시적 배경 ** 이 시는 카톡으로 지인이 보내준 고무액을 채취하는 사진을 보면서 순간 든 느낌을 묘사해본 작품이다.
오전 내내 작별인사 다닌 곳 / 밝은 하늘 2016-08-26(금) 도로변 맥주 샀던 잡화점 젊은 부부 우유도 파는 시내 유일한 슈퍼 애기 엄마와 친언니 자매 시장통 안경점 아저씨 시장통 옷가게 아줌마 시장통 쌀집 젊은 아줌마 시장통 닭고기집 아줌마 시장통 생선가게 아줌마 시장통 돼지고기집 ..
** 밝은 하늘 ** 아래의 시는 2008년 詩作을 시작한 이래 900번째 詩이다. 이 시를 제외하고 모든 습작시는 한국어로 작성되었다. 내 생애에 최초이자 최후의 英詩가 될 것이다. 그러나 漢詩에는 관심이 많아 쓰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실력이 부족하여 늘 염원으로만 남는다. On Living in the Maris..
새벽시장 / 밝은 하늘 2016-08-23(화) 지금 새벽 다섯 시 반 파리떼처럼 프놈펜市 외곽 시장에 장사진을 이룬 인생의 聖務 집행하는 상인들과 손님들 왁자지껄 소음 새벽공기 속으로 타는 향의 연기 하늘로 하늘로 파고든다 성당보다 더 성당스런 프놈펜 새벽시장 절박함 경건함 진실함 뚝뚝 ..
특이한 당신 / 밝은 하늘 2016-08-19(금)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지 사람마다 홍채가 다르지 사람마다 필체가 다르지 사람마다 향기가 다르고 입맛이 다른 이름 모를 풀꽃 바로 특이한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