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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이 짖는 인간 / 밝은 하늘 2016-08-19(금) 늦은 점심 먹으러 버스에서 내려 식당에 갔다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근데 식당 개가 짖었다 오토바이 타고 온 손님한테 아니, 작은 차 타고 왔다고, 손님을 차별해! 해서 내 옆에 그 개에게 나도 똑같이 짖었다 다만 그 개가 낸 소리의 10분의 ..
바람소리 / 밝은 하늘 2016-8-17(수) 바람이 울어재낀다 사람이 짖어재낀다 나무가 웃어재낀다 호수가 누워재낀다 알록달록한 피부가 나무의 옷이 되어주었다 나도 곧 땅이 되어 묻혔다 ** 시적 배경 ** 캄보디아 라타나끼리州 반롱市 외곽에 있는 약을놈 호숫가 숲을 거닐 때 어떤 소리를 듣..
노란 옷 세 자매 / 밝은 하늘 2016-08-17(수) 자그마치 달 세 자매가 창문에 떠있다 황홀한 의식 거행하는 불편한 몸 낫게 해주려는가 멀리서 찾아온 팔다리 피곤한 나그네 맞아주려 노란 옷 세 자매 곤한 잠 자는 사내 얼굴 쓰다듬네 ** 시적 배경 ** 새벽에 소변 때문에 깼는데, 창문에 부드러..
시를 낳는 자궁 / 발은 하늘 2016-8-15(월) 서있어야 쏠 수 있고 감정이 동해야 키스할 수 있으며 비가 오니 첫사랑이 떠오르는 것이니 한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와 전나무가 늦게 시드는 이유 알아요 미움 섭섭함 그리움 시를 낳는 자궁
눈이 부시구나 / 밝은 하늘 2016-8-15(월) 작별인사 한다고 정원에 서있는 나무들이 잎파리를 흔들어댄다 지나가는 바람들도 우우 소리를 낸다 날이 밝은 것도 아닌데 사방이 눈부시다 30년 산 예수도 눈부신 적이 있었다 50년 산 나도 한 때 눈부신 적 있었다 이 아침부터 종달새는 나의 귀를 ..
천주께 감사 / 밝은 하늘 2016-8-14(일) 천주께 감사! 고통 중 제 기도는 오직 한 마디! 뭐였을까요? 일. 이 고통에서 주님, 하루속히 꺼내 주소서 이.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뤄지소서 삼. 졸지 말고 주여, 두 눈 부릅뜨게 하소서 맞추시는 분께 빛의 신비 5단 쏘게 하소서 이제 가벼운 마음..
네가 해냈다 / 밝은 하늘 2016-8-13(토) 오늘 미사 전 성당에서 말씀을 읽고 문득 고개를 들어 시선이 감실로 향했을 때 한 소리가 들렸다 네가 해냈다
엄숙한 피정인데 / 밝은 하늘 2016-8-12(금)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신 예수여, 지금 그리고 여기는 엄숙한 피정인데, 전혀 결코 피정할 마음이 안 생겨요. 자꾸 억울하고 분한 생각만 나고 자꾸 테클 걸고 싶고, 이래서 사람의 평소 마음상태 중요한가 봐요. 심장 정중앙에 꽂힌 화살의 데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