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友情의 아름다운 드레스 / 밝은 하늘 2009/09/14(월) 동부꽃잎이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오이도 바닷가에서 벽오동(碧梧桐)을 만났다 다행스러워라 햇볕이 구름담요에 덮여 있어 열기를 품어낼 수 없어 갯벌의 물결은 온기가 그리워 점점 목을 내밀고 바다 속으로 빨려들어 동부꽃의 얘기 보..
뭐하시오 / 밝은 하늘 2009/09/11(금) 가슴을 창가에 대고 저 빗소리 사이로 흐르는 외로움 한 가닥 두 가닥 표주박으로 길어 올려 촛불에 비쳐보니 떠오르는 그대 아직 안 주무시고 뭐 하시었오? 빗소리가 너무 듣기 좋소이다. 빗소리 안주삼아 마시는 소주맛 혼자 먹다 열이 죽어도 모를 것이외다
하느님은 자비하시다 / 밝은 하늘 2009/09/11(금) 하느님은 부처님은 누구에게나 자비하시다 하느님은 부처님은 그리스도교만의 신이 아니요 부처님은 불교만의 부처님이 아니다 하느님은 부처님은 당신을 믿는 자와 당신을 믿지 않는 자 모두의 하느님이요 모두의 부처님이다 그런데 나는 자주 은혜를 ..
코스모스 / 밝은하늘 09/09/11(금) 우리 집 앞 아스팔트길 양 옆에 흔들리며 서있는 코스모스는 꼭 우리 누이 닮았다 훅하고 불어도 저 높이 날리는 가냘픈 女人 활활 타오르는 석탄 난로 몇 개쯤 가슴속에 품고 사는 정열의 女人 땅을 밟고 있으면서도 영혼과 정신은 창공을 향하고 있는 순결의 女人 저 ..
관계를 맺는다는 것 / 밝은 하늘 2009/08/31(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감정의 시소를 타는 것 이 말에 감동되어 그렇게 해보리라 맘먹고 귀가해서 형제에게 내 감정 혹은 부끄럽게 여기는 약점 포함해 전날 그리고 당일 강의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했더니 오늘 모임 때 다시 나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고..
가을 만나러 가는 길 / 밝은 하늘 2009/08/31(월) 팔월 마지막 하늘 맑은 낮 구름 한 점 없이 휑한 하늘의 푸른 버스 창밖으로 아싸, 눈이 다 부시다 눈이 다 시리다 저 하늘에 눈 씻고 발 씻고 뛰어 내린다 지금 님 만나러 가는 길인가 아니면 가을 만나러 가는 길인가
계곡물은 마르지 않고 흐른다 / 밝은 하늘 2009/08/24(월) 계곡물은 마르지 않고 흐른다 해가 있어 그늘도 있는 거다 그늘도 있어 명암이 있는 거다 죄와 약함이 있어 성인이 있는 거다 늦여름의 태양은 부지런히 찌르르 울며 가을을 예비하고 낱낱은 죄스럽고 더럽고 냄새나는 것이 모여서 한 송이 꽃을 ..
가을인사 / 밝은 하늘 2009/08/23(일) 어느 덧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더니 처서인 오늘 가을이 성큼 걸음으로 동구 밖에 다가오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마지막 가시는 오늘 시원한 바람 날리며 드디어 문지방 들어서고 있구나 기도하며 밤에 들었던 풀벌레 소리 기도하지 않을 땐 들리지 않더니 어느덧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