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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 밝은 하늘 2009/10/29(목) 날아가는 새 한 마리 곁에 연무가 태양을 스치자 반짝 빛을 내곤 사라졌다. 흔들리는 바람소리 곁에 낙엽이 비를 만나자 반짝 눈물을 보이곤 데굴데굴 굴렀다. 떨어지는 가을밤 반달 곁에 노승이 찻잔을 들자 깜짝 헛기침을 하곤 명상에 잠겼다. 연무는 落葉(낙엽)이 되..
고백성사 / 밝은 하늘 2009/10/28(수) 명동성당 지하 소성당 고백성사 보러 온 사람들의 긴 줄 한 사람 더 추가 로사리오 손에 쥐고 기도하면서 지난 삶을 반성 하는데 부끄러움과 동시에 감사의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사람과 관계가 어려워 힘들어 하고 미워했으나 본시 그런 마음은 아니었지 않나 주님 ..
설악산 / 밝은 하늘 2009/10/15(목) 호주머니 속 감춰진 시간 꺼내 그대 만나서 가을山 후덜덜한 정취 흠뻑 마시러 雪嶽山으로 나섰다 아슬아슬하게 공중에 매달린 케이블카 마중을 받으며 도착하니 저 앞에 펼쳐진 수많은 알록달록한 옷차림들과 걸어 다니는 낙엽들 소공원주차장을 빠져나와, 신흥사를 ..
어깨 기대어 주고 / 밝은 하늘 09-10-09(금) 따가운 가을햇살 쏟아지는 한 낮 시간이 가면서 가을도 푸른 옷을 벗고 빨갛고 누런 옷으로 갈아입겠지 우리도 이렇게 청년의 옷을 벗고 중년의 옷을 걸쳤는데 이제 서서히 노년의 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도 해야겠지 그대가 모든 이에게 편안하고 너그러운 사..
기약 없는 희망이더라도 / 밝은 하늘 2009/10/07(수) 낯선 전화번호와 낯선 목소리가 십 수 년 산과 강과 바다와 대륙을 몇 개쯤 그리고 행성을 몇 개쯤 은하수를 몇 개쯤 건너서 드디어 서로 다시 만나 저녁밥도 먹고 맥주잔도 기울이며 지나온 인생의 단 맛과 쓴 맛을 쏟아내고 어루만졌다 살아 있으니 ..
그리운 빛깔의 낙엽 한 장 / 밝은 하늘 2009/10/08(목) 그리운 빛깔의 낙엽 한 장 주웠다. 펼쳐보니 잘 아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웃고 있는 안경이 너무나 귀여워 나도 모르게 내 손이 다가가 말했다 -안녕 친구! -많이 보고 싶었다 -그 동안 어디 있었니?
너라고 부르리라 / 밝은 하늘 2009/09/09/16(수) 초는 타들어가고 이 가슴은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가 되어 제 몸에 자해를 가하는데 늦여름의 따가운 태양은 커튼을 내릴 시각에 낯익은 얼굴을 도화지 위에 스케치한다 아, 내 몸에서 나왔으니 이제 그대를 너라고 부르리라
공감의 힘 / 밝은 하늘 2009/09/16(수) 한 사람이 예수처럼 보일 때가 있었다 그는 정말 예수처럼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처럼 어루만졌다 그가 한 말이 떠오른다 -그대의 아픔을 아직껏 몰랐다니 미안합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건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었구나! 달콤한 사랑의 고백도 아니었구나!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