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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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 도종환 시인현대시/한국시 2024. 2. 19. 22:22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의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되었다.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 도종환 시인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제 속에서 거듭난 것들이 모여 논둑 밭둑 비로소 따뜻하게 합니다 참나무 어린 잎 하나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제 속에서 저를 이기고 거듭난 것들이 모여 차령산맥 밑에서 끝까지 봄이게 합니다 우리도 우리 자신 속에서 거듭납니다 저 자신을 죽이고 다시 태어난 사람들 모여 이 세상을 아직 희망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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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지푸라기 – 정호승 시인(1950-)현대시/한국시 2024. 2. 17. 09:41
아래의 시는 오늘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지푸라기 – 정호승 시인(1950-) 나는 길가에 버려져 있는 게 아니다 먼지를 일으키며 바람 따라 떠도는 게 아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당신을 오직 기다릴 뿐이다 내일도 슬퍼하고 오늘도 슬퍼하는 인생은 언제 어디서나 다시 시작 할 수 없다고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당신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다시 일어서길 기다릴 뿐이다 물과 바람과 맑은 햇살과 새소리가 섞인 진흙이 되어 허물어진 당신의 집을 다시 짓는 단단한 흙벽돌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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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곡) 그대 있음에 – 김남조 시인(1927-2023)현대시/한국시 2024. 2. 16. 11:10
아래의 시는 노래(가곡)로도 널리 알려진 시다. 그대 있음에 – 김남조 시인(1927-2023)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가곡 링크: https://youtu.be/RFj0VQKH780?si=jzkjx1QzpzBOhA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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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에게 – 김남조 시인 (1927-2023)현대시/한국시 2024. 2. 16. 11:08
나에게 – 김남조 시인 (1927-2023) 1 가려거든 가자 千의 칼날을 딛고 만년설 뒤덮인 정상까지 가자 거기서 너와 나 결투를 하자 2 사생결단 그쯤을 훨씬 넘어서서 영혼의 等價인 사람의 진실 겨루어보자 참말로 죽기 아니면 사랑하겠느냐 참말로 죽기 그 아니면 살아내겠느냐 가려거든 가자 화약가루 자욱한 땡볕에라도 나서자 2 너의 권리는 끝났다 시험장의 학생이 두 번 답안지를 낼 수 없듯이 너도 한 번뿐인 기회를 써버린 게야 평점에 이르기를 한 남자를 행복하게 못했으며 余他 이에 준한다는구나 이제부턴 후회와 둘이 살면서 스스로 판결한 벌을 섬길지니 즉 두 번 다시 이 세상에 손 내밀지 마라 - 미래사에서 1991년 출판한 김남조 시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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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시인(1946-1994)현대시/한국시 2024. 2. 11. 21:23
아래의 시는 노래로도 불리는 민중 가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의 바탕이 된 시이다. 우리 젊었을 적에 참 많이 불렀던 노래이다. 이 글을 작성하며 이 노래를 다시 들으니, 참으로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한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떨어져 가지 말자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앞에 가며 너 뒤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너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열이면 열 사람 천이면 천 사람 어깨동무하고 가자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서산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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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대추 한 알 - 장석주 시인(1955-)현대시/한국시 2024. 2. 10. 20:53
장석주 시인은 십 수년 전인가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시인이다. 그리고 이 분의 시 "대추 한 알"은 무슨 계기로 알게 된 지는 기억에 없지만, 그 당시에 이 시가 참 마음에 와닿았다. 그러던 차에, 오늘 장 시인의 시집을 읽다가 이 시를 다시 발견하게 되어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잊지 않기 위해 아래에 옮겨 적어본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시인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낱 - 애지에서 2005년 펴낸 장석주 시집 중에서 - *********아래는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추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