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
(시) 가을편지 - 고은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8. 31. 22:25
아래의 시는 노래도 더 많이 알려진 시다. 시인이 술자리에서 쓴 시라고 한다. 서울대 다니던 학생 김민기가 작곡했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링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7676 고은이 술자리에서 쓴 시, 양희은의 명곡 되다 노래로 다시 태어난 명시, 가을이 되면 읊조리게 되는 선율 www.ohmynews.com 가을편지 – 고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헤..
-
(시) 공 – 김희업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8. 29. 08:32
공 – 김희업 시인 1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고, 어느 시인은 말했지만 사람들은 공만 보면 무조건 차고 본다 기를 쓰고 달려든다 마치 공 속에 뭔가 들어 있기라도 한 듯 갖은 방법 다해 어떻게 해보려 한다 공은 둥글어서 충분히 서럽다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는 비밀처럼 공이라는 것은 텅 비어있어서 실체가 없다 공 속에는 그냥 텅 빈 空이라서 아무 데고 비천하게 굴러다니다 보이지 않는다 2 냄새 풀풀 나는 지구같이 구겨진 모습으로 하수구에 처박힌 공 몇몇 일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아 자신이 버려졌다는 생각이 드는지 누군가 한번 발로 세계 차주길 기대하다 이내 공은 집착을 버리기로 했다 누추해진 지구가 자신의 상처를 둥그스름히 끌어안은 채 살아가듯 下水 따라 서서히 몸을 풀어보는 것..
-
(詩) 어머니는 찬 염주를 돌리며 / 문태준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8. 8. 14:54
아래의 시(詩)도 에서 듣고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찾아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어머니는 찬 염주를 돌리며 / 문태준 어느날 어머니는 찬 염주를 돌리며 하염없이 앉아만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머리를 숙이고 해진 옷을 깁고 계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꽃, 우레, 풀벌레, 눈보라를 불러모아서, 죽은 할머니, 아픈 나, 멀리 사는 외숙을 불러모아서, 조용히 작은 천조각들을 잇대시는 것이었습니다. 무서운 어둠, 계곡 안개, 타는 불, 높은 별을 불러모아서. 나를 잠재울 적에 그러 했듯이 어머니의 가슴께서 가늘고 기다란 노래가 흘러나 오는 것이었습니다. 사슴벌레, 작은 새, 여덟살 아이와 구순의 할머니, 마른 풀, 양떼와 초원, 사나운 이빨을 가진 짐승들이 모두 다 알아온 가장 단순한 노래를 흞조리시는 것이..
-
(시) 밤이 오면 길 – 이성복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8. 4. 01:26
밤이 오면 길 – 이성복 시인 밤이 오면 길이 그대를 데려가리라 그대여 머뭇거리지 마라 물결 위에 뜨는 죽은 아이처럼 우리는 어머니 눈길 위에 떠 있고, 이제 막 날개 펴는 괴로움 하나도 오래 전에 예정된 것이었다 그대여 지나가는 낯선 새들이 오면 그대 가슴속 더운 곳에 눕혀라 그대 외로움이 그대 뜻이 아니듯이 그들은 너무 먼 곳에서 왔다 바람 부는 날 유도화의 잦은 떨림처럼 순한 날들이 오기까지, 그대여 밤이 오는 쪽으로 다가오는 길을 보아라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길이 그대를 데려가리라 문학과 지성, 1986년, 시집 중에서
-
(시) 밀물 - 정끝별 시인(1964-)현대시/한국시 2022. 8. 4. 01:11
링크 주소: https://www.joongang.co.kr/article/4077975#home [시가있는 아침] 정끝별 '밀물'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바다가 잠잠해서 정끝별(1964- )의 '밀물' 이런 www.joongang.co.kr [시가있는 아침] 정끝별 '밀물' 중앙일보 입력 2001.05.17 00:00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바다가 잠잠해서 정끝별(1964- )의 '밀물' 이런 풍경이 도처에 가득하다면 세상은 태평성대와 다름없으리라. 비아냥거리고 싶다는 뜻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