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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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제주바다1 -문충성(1938-2018)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8. 2. 19:22
링크 주소: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181201/93108138/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171〉제주바다 1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누이야 원래 싸움터였다 바다가 어둠을 여는 줄로 너는 알았지? 바다가 빛을 켜는 줄로 알고 있었지? 아니다 처음 어둠이 바다를 열었다 … www.donga.com 동아일보 2018년 12월 1일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171〉제주바다 1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누이야 원래 싸움터였다 바다가 어둠을 여는 줄로 너는 알았지? 바다가 빛을 켜는 줄로 알고 있었지? 아니다 처음 어둠이 바다를 열었다 빛이 바다를 열었지 싸움이었다 어둠이 자그만 빛들을 몰아내면 저 하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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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뭇잎 뼈 - 강영환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8. 1. 16:59
링크 주소: https://www.iwj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2344 나뭇잎 뼈 - 강영환 토하는 하수구는 다 이유가 있다 어느 굽이가 막혔는지 짐작이 안가지만 한 잎 두 잎 빠져들던 나뭇잎 뼈들이 물길을 막고 있어서다 물을 쏟아 내려도 대답없는 하수구 궂은 날에도 정직하던 물길이 작은 비에 물을 삼키지 못하고 토해내 골목을 적신다 올 여름은 독을 비워낸 묵은지가 뭉쳐서 물길을 막고 있다 신경 써주지 않는다고 버려진 아픔이 슬쩍 푸른 농성을 두고 갔다 누구도 욕 퍼붓지 못한다 다 그랬으니까 폭우 속에서 눈치도 없이 날던 새가 비 새는 지붕 아래로 든다 아래로만 가는 물이 원수다 강영환 시집 『달 가는 길』, 《책펴냄열린시》에서 강영환 시인의 시집 『달 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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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나기 - 강계순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8. 1. 16:53
아래의 시는 7월 24일 에 소개된 시이다. 소나기 - 강계순 한때는 우리의 사랑도 저렇지 않았으랴 사금파리 같은 햇살에 등을 태우고 채울 길 없는 갈증에 목이 메어서 고통 같은 결핍 언제나 울음으로 터지던 청청한 여름 전신으로 찾아 헤매던 우리의 그리움도 저렇지 않았으랴 사방에 물보라를 세우면서 쏜살같이 맨발로 달려와 염천 더위 한낮의 불붙는 땅을 적시고 검푸른 숲 뜨겁게 고인 침묵도 서늘히 흔들고 드디어는 분별없이 쏟아져 온몸으로 드러눕는 소나기의 전력 투구 한때는 우리의 열정도 저와 같지 않았으랴 팽팽하게 시위 먹은 짧고 날카로운 화살 세상 밖으로 쏘아대다가 끝내는 깨어져 자취 없어진 순수의 집중, 비산(飛散)하는 무지개같지 않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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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기계장날 - 박목월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7. 25. 20:32
아래의 시 도 7월3일 라디오 클래식FM 에서 소개된 시이다. 아우 보래이 사람 한 평생 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큰둥 하구나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렁 저렁 그저 살믄 오늘 같이 기계(杞溪)장도 서고, 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 아우님도 만나잖는가 베 앙 그렁가 잉 이 사람아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저 살믄 오늘 같은 날 지게 목발 받쳐 놓고 어슬어슬한 산비알 바라보며 한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 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 다 그게 유정한기라 -박목월 ‘기계장날’ 전문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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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새날 - 이병률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7. 25. 19:41
아래의 시는 7월3일 에서 소개된 시이다. ‘새날’ 이병률(1967∼) 가끔은 생각이 나서 가끔 그 말이 듣고도 싶다 어려서 아프거나 어려서 담장 바깥의 일들로 데이기라도 한 날이면 들었던 말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어머니이거나 아버지이거나 누이들이기도 했다 누운 채로 생각이 스며 자꾸 허리가 휜다는 사실을 들킨 밤에도 얼른 자, 얼른 자 그 바람에 더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좁은 별들이 내 눈을 덮으며 중얼거렸다 얼른 자, 얼른 자 그 밤, 가끔은 호수가 사라지기도 하였다 터져 펄럭이던 살들을 꿰맨 것인지 금이 갈 것처럼 팽팽한 하늘이기도 하였다 섬광이거나 무릇 근심이거나 떨어지면 받칠 접시를 옆에 두고 지금은 헛되이 눕기도 한다 새 한 마리처럼 새 한 마리처럼 이런 환청이 내려앉기도 한다 자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