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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 김건일 (1942-) <뜸북새는 울지도 않았다>에서 지혜 있는 사람을 사귀지 말거라 그러자면 지혜는 뭣 땜에 있어요 지혜를 가지고 이익만 불려 나갔기로 지혜는 지혜가 아니니라 시인은 시인이 아니니라 판사는 판사가 아니니라 사귀면 사귈수록 뼈만 남으니 지혜 있는 사람을 존경하라 움직이..
사랑시장 / 박원자 <하늘빛 너의 향기>에서 너와 내가 만나면 언제나 그 자리엔 사랑시장이 들어선다 싼 것은 비싸지고 비싼 것은 다시 포장해서 가슴에 담아가는 너와 내가 만드는 사랑의 시장으로. <저자 소개> -한맥문학에 시로 등단 -문학춘추에 시 작품상 당선 -광주문인협회 회원 -한국예..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1945-)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구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 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좋은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최 동 호 시를 쓰는 사람은 누구나 좋은 시를 쓰고 싶어한다. 그러나, 누구나 좋은 시를 쓰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러할까. 일부 사람들은 말한다. 좋은 시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쓰는 것이라고. 그러나, 나는 이런 과장된 주장에 반대한다. 좋은 시는 누구나 쓸 수 있..
시창작을 위한 일곱가지 방법 글 : 강은교 첫째. 장식 없는 시를 써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시적 공간만으로 전해지는 것, 그것이 시의 매력이다. 시를 쓸 때는 기성시인의 풍을 따르지 말고 남이 하지 않는 얘기를 하라. 주위의 모든 것은 소재가 될 수 있으며, 시의 자료가 되는 느낌들을 많이 가..
x = 피해야 할것 0 = 습득해야할것 x 피해야 할것 - 기교주의, 거친 일상적 내용, 짙은 현실주의 (위의 것들은 시의 감동을 줄인다) x 간접적이고 상징적이고 때로는 비틀어지고 알쏭달쏭한 표현만이 시라는 관념은 세기말적인 거에 불과하다. x 사상과 실천의 심화과정 없이 주관적으로 머릿속의 간념만..
열 손가락 중에 하나 간혹 피를 흘린다는 일은 얼마나 즐거움인가 / 김준태 (1949-)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에서 나는 이제 시골로 돌아갈까 부다 당신이 뒷발로 차버린 시골로 돌아가리라 아침 저녁으로 이슬에 젖은 풀을 베고 간혹 가다가는 나도 모르게 낫에 손가락도 베리라 풀포기를 스쳐가는 ..
호수 / 유경환 (1936-2007) 호수가 산을 다 품을 수 있는 것은 깊어서가 아니라 맑아서이다 우리가 주님을 안을 수 있는 것은 가슴이 넓어서가 아니라 영혼이 맑아서이다 오 주님 내 영혼 맑게 하소서 주님 내 영혼 맑게 하소서 주님 내 영혼 맑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