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십자가 / 임지현 시인 움직이는 십자가 / 임지현 깊이 패인 주름살 십자가를 그었다. 거슬러가는 시간 앞에 무릎 꿇고 팽팽한 이미 위에 잔금을 새기면서 새롭게 일어서는 아침 햇살 앞에 살땀을 흘리면서 허리 굽힌 삽질 흥건한 고단함을 구들장에 눕힌 날들 흠 없이 가는 시간 붙잡지 못했다. 일월이 지는 밤.. 현대시/한국시 2009.04.07
십자가의 길 / 이충우 시인 십자가의 길 / 이충우 십자가 짊어지고 가는 인생길 혼자만 무거운 것 아닐 터인데 조금씩 편한대로 잘라내다가 나중엔 팔랑개비처럼 만들어 손가락에 걸고 빙빙 돌렸습니다. 어느 날 골이 깊은 산길을 만나 묵묵히 땀흘리며 걸어온 이들 사다리 대신 걸쳐 가는 걸 보고 아! 그때서야 깨.. 현대시/한국시 2009.04.07
십자가 회상 / 이인평 시인 십자가 회상 / 이인평 내 어린 시절 아버지는 소를 몰아 쟁기질을 하셨다 곡식을 심기 위해 보습이 닳도록 밭을 갈고 논을 갈고 어떤 날은 쟁기를 지게에 진 아버지의 등 뒤로 노을이 밀려왔다 아버지는 십자가를 지고 있었다 고삐에 이끌려 고개를 오르며 아버지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 현대시/한국시 2009.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