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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지면 위험하다 / 양애경 (1956-) 사람은 누구나 가까워지면 위험해진다 내가 그를 상처내거나 그가 나를 상처내거나 그래도 피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다고 네가 몇 세기 전 어둠 같은 눈길로 내게 말했다 그 눈길이 나를 깊이깊이 상처 내어 갑자기 피가 강하게 맥박치며 넘쳐흘렀다
가자미 / 문태준 (1970-)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첫째 날: 4월18일 토요일 오후 충주행 버스를 타고 가면서 第一天:4月18日周六下午在去忠州的车上拍的 충주 터미널에 도착해서 到达忠州客运站 저녁 메뉴 감자탕 晚饭的饭菜叫“土豆汤” 저녁 미사를 앞두고 있어 쐬주는 다음 기회로 기약+안녕을~ 吃晚饭之后,我要参加晚上弥撒,所以没喝酒了。 ..
論語 學而 1-10 The Analects Xue'er 1-10 子禽問於子貢曰(자금문어자공왈),夫子至於是邦也(부자지어시방야), 必聞其政(필문기정), 求之與(구지여), 抑與之與(억여지여). 子貢曰(자공왈), 夫子(부자), 溫良恭儉讓(온량공검양), 以得之(이득지). 夫子之求之也(부자지구지야), 其諸異乎人之求之與(기저이호인지구..
반지의 의미 / 정호승 (1950-)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중에서 만남에 대하여 기도하자는 것이다 만남에 대하여 감사하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아름답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순결하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음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사랑에도 외로움이 기다..
결혼에 대하여 / 정호승 (1950-)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중에서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가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
안개꽃 / 정호승 (1950-)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중에서 얼마나 착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깨끗하게 살았으면 죽어서도 그대로 피어 있는가 장미는 시들 때 고개를 꺾고 사람은 죽을 때 입을 벌리는데 너는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똑같구나 세상의 어머니들 돌아가시면 저 모습으로 우리 헤어져도 저 모..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1879-1944)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루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