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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있음에 / 밝은 하늘 2011-03-20(일) 그대 있음에 내가 살아있고 그대 있음에 내가 울 수 있고 그대 있음에 내가 그리움에 빠질 수 있고 그대 있음에 내가 月下獨酌(월하독작) 할 수 있고 그대 있음에 내가 그대를 미워할 수 있고 그대 있음에 내가 그대 위해 죽을 수도 있소
부활절 아침 / 밝은 하늘 2011-04-25(월) 간 밤 내린 비 활짝 말린 부활절 아침 모래 실은 트럭 도로 위 쌩쌩 달리고 출근길 단장하는 아가씨 여전히 꾸물꾸물 통통거리며 달아나는 오토바이 평소보다 더 씩씩해 보이고 세옴 기사 그늘 아래 오토바이 위 담배연기 날리는데 나는 오늘도 과일가게 노란 국화..
통증(2) / 밝은 하늘 2011-03-07(월) 아, 살아있는 고통 맛있는 아픔 휴대폰이 시그널을 잡기 위해 전지를 소모하듯 우리 몸의 아픈 곳이 우리 몸의 모든 에너지 빨아들이듯 통증을 발생시키는 곳을 치유하기 위해 몸 전체가 쏟는 에너지 덕분에 몽롱한 정신과 파김치가 되어 귀가하는 오늘도 생생한 이 통..
성목요일 / 밝은 하늘 2011-04-21(목) 성목요일 저녁 성당의 종이 울린다 꺼졌던 등이 하나씩 켜진다 길가는 사람들 어두운 얼굴로 최후의 만찬석상에 등장하자 어색하고 비장한 바람이 분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고 그대는 누구를 위하여 과연 십자가 위에 올라가는가 때늦은 철쭉꽃 담장 사이로 얼..
나이롱 환자 / 밝은 하늘 2011-03-04(금요일) 병원 근무 대신 재택 근무 선택한 그는 나이롱 환자 환자복 대신 일반 사복 입고 학교도 가고 교회도 가고 팔자 걸이 없이는 사족을 못 쓰는 나이롱 환자 조제약 대신 맥주잔 기울이며 사이비 티내는 나이롱 환자
기다림 / 밝은 하늘 2011-02-12(토요일) 퀭한 눈 검붉은 볼 시꺼먼 오토바이 걸터앉아 망부석 기다리는 돌부처 사랑하는 바람과별 일기장 갈피속의 네 얼굴 연필 들고 그리련다 *부연설명* 이 글은 태울 손님을 기다리는“세옴(xe om)"이라는 영업용 오토바이 기사를 보면서 마냥 세월을 낚는 낚시꾼 같다는..
거룩하시다 / 밝은 하늘 2011-02-08(화) 새벽이 주는 慰安과 希望 가슴에 품고 주님 만나러 날마다 가는 새벽녘 별빛 街路燈 아래 저기 누군가와 지금 도란도란 얘기 나누고 있는 聖堂엔 무슨 소린지 전혀 알 수는 없지만 열심히 黙珠기도 하는 信者들의 合唱 홀리 홀리 홀리* 울려퍼진다네 -------- *“홀리 ..
플라워 페스티발 2 / 밝은 하늘 2011-02-07(월) 꽃의 식사는 호스로 뿌려주는 시원한 한 모금의 물 꽃의 간식은 탐방객들의 카메라 후레시 터지는 소리 꽃의 영양제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한 마디 찬사 어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