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해주고 싶은 사람 / 명천 밥해주고 싶은 사람 / 명천 2009/3/1(일) 내 나이 20대 때 엄마 외에 좋아하는 여자가 해주는 밥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한심한 분심 가진 적 있다. 사계절 몇 번 바뀌니 내 나이 40대 이제 입장이 바뀌어 내가 팔 걷어붙이고 좋아하는 여자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밥 해주면 난 얼마나 좋을까 또.. 현대시/습작시 2009.12.12
그대의 목소리 / 명천 그대의 목소리 / 명천 2009/2/20(금) 그대의 소식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그대의 목소리 자주 들었을 때는 도시의 곧게 뻗은 길 직선의 아름다움 떠올렸습니다 그대의 목소리 자주 듣지 못하면 흙먼지 풀풀 날리는 굽은 시골 길 곡선의 아름다움 떠올리겠습니다 그대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 현대시/습작시 2009.12.12
生老病死 2 / 밝은 하늘 生老病死 2 / 밝은 하늘 2009/12/08(화) 헤세의 詩를 읽다보니 네가 떠오르네 “니논에게”라는 詩였다네 너와 함께 얘기하며 마흔네 시간 무박2일 백두산 오르던 게 작년 여름 이었던가 너는 벌써 뇌출혈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게 도대체 실감이 안 가는 구나 生老病死는 神의 意志라던데 정말 그런 것.. 현대시/습작시 2009.12.12
生老病死 1 / 밝은 하늘 生老病死 1 / 밝은 하늘 2009/12/04(금) 사십대 초반의 사내 예기치 못한 뇌출혈 일으켜 직장에서 쓰러진 걸 동료들에 의해 응급실로 실려와 넋 나간 얼굴로 누워있는데 부인과 자녀들은 사람들 눈을 피해 연신 눈물 콧물 찔끔거리고 병원 밖 찬 밤공기 위로 흩어지는 빨간 립스틱 묻은 담배연기는 절박한 .. 현대시/습작시 2009.12.09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명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명천 2009/2/15(일) 한 남자가 늦은 시각에 머리 자르러 미용실에 갔다 주인장이 그 남자를 자리에 앉히고 가운을 두른 뒤 머리에다 스프레이로 물을 찌익 하고 뿌렸다 조금 있다가 주인장은 잠시 어디 가고 덩달아 시간도 가고 이튿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머리 위에 꽃 한.. 현대시/습작시 2009.12.09
거리 / 명천 거리 / 명천 2009/2/15(일) 명동성당으로 주일미사 갔다 뒷자석에 앉았다 감실이 너무 아득히 멀었다 주님과 나의 거리가 언제 이렇게 멀어졌던가 우리 사이에 몇 채의 산이 떡 버티고 서서 두 손 들어 길 막고 있었다 양쪽의 틈이 벌어질수록 요염한 죄의 유혹과 말초적 쾌락이 엉겨붙는다 이를 어찌 하.. 현대시/습작시 2009.12.09
힘내! / 명천 힘내! / 명천 2009/02/10(화) 섭섭하다고 술 많이 마시지 말고! 아쉽다고 눈물 많이 흘리지 말고! 슬프다고 기도 많이 바치지 말고! 현대시/습작시 2009.12.03
봄이 오면 / 명천 봄이 오면 / 명천 2009/2/6(금) 날이 더 풀리고 아지랭이 모락모락 봄이 오면 그대는 한 송이 꽃이 되어 내게 더욱 가까이 와 있으리라 현대시/습작시 2009.12.03
크레이지 러브 / 명천 크레이지 러브 / 명천 2008/11/27 내가 근년 들어 얼마나 소심한 남잔지 슬프지만 인정하게 되었다. 내가 요 며칠 들어 얼마나 잘 삐지고 잘 토라지는 남잔지 미안하지만 인정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이광웅 시인의 "목숨을 걸고"처럼 “진짜 술꾼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술을” 마시지도 “참된.. 현대시/습작시 2009.12.03
판초우의 / 명천 판초우의 / 명천 2008/9/29 미안하다, 판초우의! 1년 동안 햇볕도 안 드는 배낭 속에 가둬두어서 얼마나 햇볕이 그리웠을까? 난 당신이 비옷이라고만 생각해왔어. 그런데 오늘 나는 당신이 배낭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돗자리가 되는 걸 보았어. 당신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나를 바보같다고 비난 .. 현대시/습작시 2009.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