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맺는다는 것 / 밝은 하늘 관계를 맺는다는 것 / 밝은 하늘 2009/08/31(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감정의 시소를 타는 것 이 말에 감동되어 그렇게 해보리라 맘먹고 귀가해서 형제에게 내 감정 혹은 부끄럽게 여기는 약점 포함해 전날 그리고 당일 강의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했더니 오늘 모임 때 다시 나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고.. 현대시/습작시 2009.09.01
가을 만나러 가는 길 / 밝은 하늘 가을 만나러 가는 길 / 밝은 하늘 2009/08/31(월) 팔월 마지막 하늘 맑은 낮 구름 한 점 없이 휑한 하늘의 푸른 버스 창밖으로 아싸, 눈이 다 부시다 눈이 다 시리다 저 하늘에 눈 씻고 발 씻고 뛰어 내린다 지금 님 만나러 가는 길인가 아니면 가을 만나러 가는 길인가 현대시/습작시 2009.09.01
계곡물은 마르지 않고 흐른다 / 밝은 하늘 계곡물은 마르지 않고 흐른다 / 밝은 하늘 2009/08/24(월) 계곡물은 마르지 않고 흐른다 해가 있어 그늘도 있는 거다 그늘도 있어 명암이 있는 거다 죄와 약함이 있어 성인이 있는 거다 늦여름의 태양은 부지런히 찌르르 울며 가을을 예비하고 낱낱은 죄스럽고 더럽고 냄새나는 것이 모여서 한 송이 꽃을 .. 현대시/습작시 2009.08.25
가을인사 / 밝은 하늘 가을인사 / 밝은 하늘 2009/08/23(일) 어느 덧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더니 처서인 오늘 가을이 성큼 걸음으로 동구 밖에 다가오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마지막 가시는 오늘 시원한 바람 날리며 드디어 문지방 들어서고 있구나 기도하며 밤에 들었던 풀벌레 소리 기도하지 않을 땐 들리지 않더니 어느덧 가.. 현대시/습작시 2009.08.25
고 김대중 대통령 추모행렬 속에서 / 밝은 하늘 고 김대중 대통령 추모행렬 속에서 / 밝은 하늘 2009/08/19(수) 저녁노을이 지는 널따란 서울광장에 도착하니 앞사람들이 방명록을 기록하고 분향소 앞으로 나가길래, “김대중 대통령님 하느님 품 안에서 편히 쉬시고 우리나라 위해 빌어주소서 이천구년 팔월 십구일 아무개” 하고 적었다 스피커의 목.. 현대시/습작시 2009.08.19
뜨거운 햇볕은 / 밝은 하늘 뜨거운 햇볕은 / 밝은 하늘 2009/08/16(일) 햇볕이 강하게 내려쫴는 한 낮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걷는 오 분 동안 여기 행인은 볕에 익어 머리가 어질어질 발걸음 비틀비틀 거리고 저기 들판의 곡식은 볕에 익어 알맹이 주렁주렁 무게중심 흔들흔들 거리고 머리 위의 여름은 사람도 곡식도 다 부지런히 익.. 현대시/습작시 2009.08.17
비(雨)를 타고 / 밝은 하늘 비(雨)를 타고 / 밝은 하늘 2009/8/11(화) 비가 오네요 말없이 발자국 소리만 내며 빗소리 들으니 떠오르는 얼굴 달처럼 부드러운 하얀 그대 목소리 우산도 없이 사 뿐 사 뿐 주 룩 주 룩 사선으로 한 발짝 직선으로 두 발짝 뛰어서 세 발짝 걸어서 네 발짝 내 앞에 온 당신! 아하, 그대가 비행기에서 <행기.. 현대시/습작시 2009.08.12
백만 원짜리 저녁상 / 밝은 하늘 백만 원짜리 저녁상 / 밝은 하늘 2009/08/10(월) 동네 마트에서 계란 한 판은 일금 사천오백팔십 원이요 두부 한 모는 일금 사백 원인데 두 모이니 합이 일금 팔백 원이요 도토리 묵 한 모는 일금 천오백 원이요 -아따! -이만하면 됐어라! 저녁 해가 장마 뒤 무더위에 지친 몸 이끌고 터벅터벅 뒷산 너머로 .. 현대시/습작시 2009.08.12
고독/ 밝은하늘 고독 / 밝은하늘 2009/8/7(금) 한 바탕의 섹스가 허무감에서 빼내줄 수 있다면 가진 전부를 포기할 것이다 한 잔의 술이 지복직관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면, 죽기를 각오하고 마실 것이다 신앙이 젊었을 적 마눌의 젖가슴처럼 푸근하고 부드럽게 생명을 줄 수 있다면 순교자가 될 것이다 지 애비도 믿을 수.. 현대시/습작시 2009.08.10
신성한 욕망 / 밝은 하늘 신성한 욕망 / 밝은하늘 2009/8/7(금) 신성한 욕망이여, 안녕! 길가는 처자의 미끈한 종아리 통통한 허벅지 잘록한 허리선 봉긋한 젖가슴 사내의 눈길을 쫘악 일직선으로 잡아당긴다. 젊음의 싱심함이여 잠자고 있던 중년남자의 욕정에 석유통 집어던지니 앞뒤 안 보고 곧장 달려가고픈 마음 간신히 달래.. 현대시/습작시 200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