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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 밝은하늘 2009/12/19(토)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 힘줄 자석처럼 너에게 끌어당기는 이 거역할 수 없는 발칙한 존. 재. 이. 동.
함민복의 그림자를 읽고 / 밝은 하늘 2009/12/17(목)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만났다 멋진 것 하나 함민복의 그림자 목에 두른 스카프처럼 그리고 그녀의 가슴처럼 시가 참 따듯하였다 시인이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 그러고 보니 전에도 그의 시를 몇 편 또 그의 산문을 하나 읽은 적 있었는데 그 때도 ‘..
생로병사 3 / 밝은 하늘 2009-12-13(일) 피다 물보다 眞한 것 人生이다 피보다 眞한 것 生老病死다 人生보다 眞한 것 我執이다 生老病死보다 眞한 것 막걸리다 我執보다 眞한 것
아프다는 것은 / 밝은 하늘 2009-12-13(일)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흔들리는 낙엽에 음악이 벗겨지고 모자는 날아가고 행인은 길가에 주저앉아 귤을 까고 있다 길거리 이름 모를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존 덴버의 노래 Take Me Home Country Roads 따라 부르는 양치기 소년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사대에서 활시위를 ..
밥해주고 싶은 사람 / 명천 2009/3/1(일) 내 나이 20대 때 엄마 외에 좋아하는 여자가 해주는 밥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한심한 분심 가진 적 있다. 사계절 몇 번 바뀌니 내 나이 40대 이제 입장이 바뀌어 내가 팔 걷어붙이고 좋아하는 여자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밥 해주면 난 얼마나 좋을까 또..
그대의 목소리 / 명천 2009/2/20(금) 그대의 소식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그대의 목소리 자주 들었을 때는 도시의 곧게 뻗은 길 직선의 아름다움 떠올렸습니다 그대의 목소리 자주 듣지 못하면 흙먼지 풀풀 날리는 굽은 시골 길 곡선의 아름다움 떠올리겠습니다 그대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
生老病死 2 / 밝은 하늘 2009/12/08(화) 헤세의 詩를 읽다보니 네가 떠오르네 “니논에게”라는 詩였다네 너와 함께 얘기하며 마흔네 시간 무박2일 백두산 오르던 게 작년 여름 이었던가 너는 벌써 뇌출혈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게 도대체 실감이 안 가는 구나 生老病死는 神의 意志라던데 정말 그런 것..
生老病死 1 / 밝은 하늘 2009/12/04(금) 사십대 초반의 사내 예기치 못한 뇌출혈 일으켜 직장에서 쓰러진 걸 동료들에 의해 응급실로 실려와 넋 나간 얼굴로 누워있는데 부인과 자녀들은 사람들 눈을 피해 연신 눈물 콧물 찔끔거리고 병원 밖 찬 밤공기 위로 흩어지는 빨간 립스틱 묻은 담배연기는 절박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