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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산다는 것 / 안도현 (1961-) <‘99 소월시문학상 작품집>에서 산서에서 오수까지 어른 군내버스비는 400원입니다 운전사가 모르겠지, 하고 백 원짜리 동전 세 개하고 십 원짜리 동전 일곱 개만 회수권 함에다 차르륵 슬쩍, 넣은 쭈그렁 할머니가 있습니다 그걸 알고 귀때기..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 / 류시화 (1958-)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넌 알겠지 바닷게가 그 딱딱한 껍질 속에 감춰 놓은 고독을 모래사장에 흰 장갑을 벗어 놓는 갈매기들의 무한 허무를 넌 알겠지 시간이 시계의 태엽을 녹슬게 하고 꿈이 인간의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다는 것을 내 마음은 바다와..
♬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아름다운 열정/미산 윤의섭 계곡에서 들려 오는 뻐꾸기소리 산울림 따라하며 울려 퍼진다. 숲속의 실바람이 나무잎을 흔들고 계류의 흐름을 빠르게 한다. 푸르고 향기 뿜는 초록의 극, 아름다운 열정이 녹음속을 흐른다. 지혜와 성실도 열정을 만나야 아름다워 지듯이.. 2009.6..
그대에게 가고 싶다 ...현영진 동녘에 해 뜨는 아침이면 새벽이슬처럼 영롱한 마음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밤새 내리던 빗방울 소리도 귓가에 멀어질 때쯤 아침 맑은 햇살 처음인 듯 맑게 열리고 그대보고 품에 한 마리 순한 양이 되어 한걸음으로 그대에게 가고 싶은 마음뿐.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
능소화에 얽힌 슬픈 전설 능소화를 감상하며 읽어 보세요! ▲ 양천구 안양천 변에 핀 능소화 ⓒ 빅 맨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인 덩굴식물로 낙엽교목이다. 나팔모양의 주황, 홍황색의 꽃이 늦여름에 피고 개화기간이 길다. 옛날 우리 나라에서는 양반집 정원에만 심을 수 있었고 일반 상민이 이꽃을 심..
"이 냉동고를 열어라 " -1차 천주교 사제 비상시국미사에 붙이는 시 2009년 06월 23일 (화) 10:06:52 송경동 umokin@hanmail.net ▲ 용산현장 제대 위에 단정하게 성작과 성반이 놓여 있다. (사진/한상봉) 불에 그을린 그대로 150일째 다섯 구의 시신이 얼어붙은 순천향병원 냉동고에 갇혀 있다 까닭도 알 수 없다 죽..
치마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 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 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
팬티 -문정희의「치마」를 읽다가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붙들리면 옷이 다 벗겨진 채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