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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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않은 편지_정호승 시인현대시/한국시 2020. 9. 23. 00:41
어제 우연히 YouTube를 살피다가 발견한 시(詩)이자 노래이다.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이 시는 정호승 시인의 시집 에 들어있는 시이며, 작고한 가수 김광석이 부른 노래이기도 하다. 2000년에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OST에 실려 널리 알려졌다. 노래 듣기는 https://www.youtube.com/watch?v=CxynE72DW7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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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 - 최승호시인(1954-)현대시/한국시 2020. 7. 8. 15:08
뭉게구름 - 최승호(1954-) 나는 구름 숭배자가 아니다 내 가계엔 구름 숭배자가 없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구름 아래 방황하다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구름들의 변화 속에 뭉개졌으며 어머니는 먹구름을 이고 힘들게 걷는 동안 늙으셨다 흰 머리칼과 들국화 위에 내리던 서리 지난해보다 더 이마를 찌는 여름이 오고 뭉개졌다 흩어지는 업의 덩치와 무게를 알지 못한 채 나는 뭉게구름을 보며 걸어간다 보석으로 결정되지 않는 고통의 어느 변두리에서 올해도 이슬 머금은 꽃들이 피었다 진다 매미 울음이 뚝 그치면 다시 구름 높은 가을이 오리라 - 위 시는 최승호 시인의 복간본 시집 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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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눈발속에서는 _ 서정주 시인현대시/한국시 2020. 2. 17. 22:51
내리는 눈발속에서는 / 서정주 괜,찬,타,…괜,찬,타,…괜,찬,타,…괜,찬,타,…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까투리 매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괜찬타,…괜찬타…괜찬타,…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낮이 붉은 處女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울고웃고수구리고새파라니 얼어서運命들이 모두다 안끼어 드는 소리.… 큰놈에겐 큰 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큰이 애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끼어 오는 소리.… 괜,찬,타,…괜,찬,타,…괜,찬,타,…괜,찬,타,…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속에서는山도 山도 靑山도 안끼어 드는 소리.… ▼시집명 : 시전집▼출판연도(발표연도) : 1954▼출판사명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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